애플, 내년 상반기 XR 헤드셋 양산 전망

메타 VR 기기 '퀘스트 프로' <사진=메타>
메타 VR 기기 '퀘스트 프로' <사진=메타>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가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를 비롯한 XR(확장현실) 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분주하다. 애플 등 주요 기업의 관련 기기 출시가 예고돼 본격적으로 XR 기기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리 대형 고객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메타, 소니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XR 기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은 내년 1월 XR 헤드셋을 자체 행사를 통해 공개한 후 4월부터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XR이란 현실세계를 3D 입체영상으로 구현한 기술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 (MR) 기능을 합친 개념이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가전 전시회인 'CES 2023'의 최대 화두는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한 XR 기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XR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부품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XR 기기의 핵심인 가상세계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필수다. 눈 바로 앞에 디스플레이를 펼쳐야 하기에 높은 화소를 구현하는 것이 요구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AR·VR 기기용 디스플레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해상도를 높이고 패널을 더 작고 얇게 만들 수 있는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LED(액정표시장치)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로 OLED·LED는 기존 디스플레이 기판으로 활용되던 유리, 플라스틱 대신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위에 LED 또는 OLED를 증착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 또는 ‘레도스’(LEDoS·LED on Silicon)라고 부르기도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XR 기기용 마이크로 OLED 개발을 공식화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메타버스 시장 선도를 위해 마이크로 디스플레이(OLEDoS) 기술을 체계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고 답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R 기기 시장을 노리고 6600PPI(픽셀퍼인치·1인치당 픽셀 수 단위) 수준 마이크로 LED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5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문 학회·전시회 'S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서 VR·AR 기기용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인 0.42인치 '올레도스'를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0.42인치 올레도스에서 3500PPI 해상도를 구현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애플의 1세대 XR 헤드셋의 내부 마이크로OLED는 소니가 납품하고 외부 일반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2024년 출시가 예상되는 2세대 XR 헤드셋은 애플이 마이크 OLED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확장현실(XR) 기기 출시 윤곽이 드러나며 내년을 기점으로 관련 산업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VR 헤드셋의 높은 가격과 현재 게임 용도가 대부분인데 아직 기기에서 사용할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성장세를 늦출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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