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손보사 80%대 손해율 기록
태풍·통행량 증가에 9월도 위태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주변에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내륙에서 떠내려온 자동차가 모래에 파묻혀 있다. <사진=연합>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주변에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내륙에서 떠내려온 자동차가 모래에 파묻혀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집중호우에 따른 차량 침수 피해 여파로 지난 8월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달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3%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80.5% 대비 7.8%p 증가한 수치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모두 80%대로 높아졌다. 이들 5개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모두 합쳐 88% 수준이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3.0%로 7월 대비 3.2%p 올랐고, DB손보는 6.2%p 오른 83.0%, 현대해상은 2.8%p 오른 80.9%를 나타냈다. KB손보는 3.7%p 오른 83.1%, 메리츠화재는 2.4%p 오른 80.0%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지급보험금 등 발생손해액이 해당 기간 경과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것을 '합산비율'이라고 하는데 합산비율이 100%를 넘으면 손실이 난다.

70%대를 유지하던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것은 지난달 폭우 사태로 인한 피해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내렸던 집중호우로 당시 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만 1만1,685대, 추정 손해액은 1,637억원에 달했다.

이달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자동자보험 손해율이 더 악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14일 18시 기준 힌남노로 인한 침수차량 피해 건수는 9,454대, 피해 추정액은 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 안정화 및 추석 연휴기간 차량 운행량 증가에 따른 사고 증가도 손해율 악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추석 연휴기간동안 일평균 통행량은 549만대로 전년 대비 17.8% 증가했다.

한편, 하반기 시작과 함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보험료 인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자동차 침수가 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나빠졌다"며 “하반기에는 손해율 상승 요인이 많기 때문에 연말까지 손해율 추이를 지켜본 뒤 보험료 인하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