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긴축·러우사태 영향
평균 운용자산이익률 3.2%로 답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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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의 해외투자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10조원 넘게 감소했다. 보험사 해외투자 관련 규제가 완화됐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23개 생보사의 외화유가증권 잔액은 92조 5,183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이 비중이 103조 6,14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10조원 이상 감소했다.

삼성생명의 올해 5월 말 기준 외화유가증권 잔액은 19조 364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볼 때 2조원 이상 빠졌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15조 2,307억원, 15조 2,812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외화유가증권 비중이 각각 1조 5,000억원, 3조 6,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해외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보험사 해외투자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 역시 빛이 바래고 있다. 국회는 지난 2020년 5월 보험사가 운용할 수 있는 해외자산 비율을 일반계정 기준 기존 총자산의 30%에서 50%까지(특별계정은 20%에서 50%)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마련, 10월부터 시행했다.

해외투자가 줄어들면서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5월 말 생보업계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2%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보험사는 계약에 따른 보장 또는 만기 시 보험금 지급을 위해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 주식 등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데 이에 따른 영업이익을 경과운용자산으로 나눠 구한 값이 운용자산이익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보험사들이 해외투자에서 큰 손실을 보면서 보수적인 운영을 펼치고 있다”며 “다만, 내년 제도 변화에 따른 보험금 적립 부담 등으로 수익률 제고를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한 만큼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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