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층, 최소 면적 제품 구현, 내년 상반기 양산

▲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38단 4D 낸드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38단 4D 낸드 <사진=SK하이닉스>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층 238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스마트폰이나 USB, SSD 등 데이터 저장장치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현재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38단 512기가비트(Gb) 트리플레벨셀(TLC, 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 날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FMS, Flash Memory Summit 2022)’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했다. FMS는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리는 낸드플래시 업계 세계 최대 규모 컨퍼런스다. 올해 기조연설에서 SK하이닉스는 낸드 솔루션 자회사인 솔리다임(Solidigm)과 함께 공동 발표자로 나섰다.

기조연설에서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담당 부사장은 “4D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 기존 3D를 넘어선 4D 제품을 선보였다. 4차원 구조로 칩이 구현되는 4D를 만들기 위해 기술진은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적용했다. 4D는 3D 대비 단위당 셀 면적이 줄어들면서 생산효율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CTF는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와 달리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해 셀간 간섭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플로팅게이트 기술보다 단위당 셀 면적을 줄이면서 읽기와 쓰기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PUC는 주변부(Peri.) 회로를 셀 회로 하단부에 배치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238단은 단수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세계 최소 크기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 대비 생산성이 34% 개선됐다. 이전보다 단위 면적당 용량이 커진 칩이 웨이퍼당 더 많은 개수로 생산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238단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가량 빨라졌다.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1% 줄었다. 전력소모 절감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cSSD(client 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현재의 512Gb보다 용량을 2배 높인 1Tb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에 차세대 기술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번 238단 낸드는 최고층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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