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까지는 10년 이상 기간 필요

지난해 11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설비를 둘러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설비를 둘러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이소희 기자] 차기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 백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SK, 두산, 삼성 등 국내 기업의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탈원전 백지화를 골자로 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 차세대 원전으로 일컬어지는 SMR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MR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설비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전이다. 기존 원전 100분의 1크기로, 모듈 형태로 제작돼 대형 원전 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든다. 배관 설비가 필요 없어 안정성이 강화됐으며, 수소 생산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중공업에 이어 SK그룹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SMR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두 차례에 걸쳐 약 1억 달러(약 1150억원)를 투자했으며,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는 뉴스케일파워에 기자재를 제작 및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상 SM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해양 용융염원자로(MSR·Molten Salt Reactor)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MSR을 탑재한 추진선 설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MSR은 SMR의 일종으로, 사용 주기가 선박 교체 주기와 같아 한 번 탑재 시 교체가 필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중공업은 용융염원자로 개발사 덴마크 시보그와 기술협력 협약을 맺고 소형 용융염원자로(CMSR·Compact Molten Salt Reactor)를 바탕으로 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도 개발 중이다.

SK그룹도 SMR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테라파워를 포함한 SMR 영역 투자를 검토한 것은 맞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SMR 개발 속도가 주요국보다 뒤쳐져 상용화까지는 상당 시일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SMR 모형은 71개로, 미국(17개)과 러시아(17개), 중국(8개)이 원자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혁신형 SMR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추진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SMR 개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는 상태”라며 “상용화를 위해선 기술 개발이 우선되어야 하며, 기술이 개발돼도 심의 및 실증 과정을 거쳐 건설이 되기에 족히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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