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차 보급 전년 대비 71.5%↑
보험사, 전기차 관련 상품 잇따라 출시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친환경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며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전기차 규제 완화 공약으로 향후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편집자주]

<사진=연합>
<사진=연합>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누적 전기차 수는 전년(13만4,962대) 대비, 71.5% 증가한 23만1,443대를 기록했다. 이는 4년 전과 비교하면 4.2배 오른 수치다. 정부도 탄소중립을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를 공급하기로 밝힌 바 있어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당시 공약을 통해 향후 5년간 전기차 충전요금을 동결하도록 하는 방안을 밝혔다. 오는 7월 폐지를 앞둔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할인율을 각각 25%, 10%로 적용한 특례도 유지할 전망이다.

일반 주유소와 LPG 충전소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 확대, 규제 완화 등이 예고 되면서 보험사들도 관련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악사손해보험>
<사진=악사손해보험>

긴급출동·자차 초과수리비용 지원 특약 인기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은 이달 들어 '전기차 전용 특약 3종'을 선보였다. 전기차 전용 특약은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신형 순수 전기차 C40, XC40 리차지 출시에 맞춰 단독 제휴 상품을 선보이게 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계기로 전기차 운전자를 위한 보험 혜택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에 출시한 특약은 전기자동차 충전 중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전기차 충전 중 위험 보장'과 사고로 차량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초과하더라도 수리 후 차량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차량가액의 130%까지 보상해주는 '전기차 초과수리비용 지원 특약'으로 구성됐다.

특히 긴급출동 서비스 견인 거리를 업계 최장거리인 150km로 대폭 확대하는 등 차별화된 보상 기준으로 경쟁력을 내세웠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이번 출시한 전기차 특약 및 서비스 확장은 악사손보가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에 본격 진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모빌리티, 디지털 전환 등에 강한 유망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삼성화재>
<사진=삼성화재>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개인용 전기차 전용보험을 출시했다. 별도 특약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배터리 충전 사고로 인한 상해와 차량 손해 모두 보장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 충전 중 화재·폭발 감전 사고 시 자기신체사고나 자동차 상해 담보로 보상받을 수 있다. 충전으로 인해 구동용 배터리에 손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자기차량손해 담보에서 보상 가능하다.

먼 곳에서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차량운반비용과 탑승자복귀비용도 보장한다. 전기차 사고 시 배터리 계통 수리를 위해서는 통상 직영정비소 입고가 필요하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직영정비소가 특정 지역에만 위치해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이를 위해 원격지 사고 시 차량운반비용을 최대 50만원까지 보장한다.

아울러 사고지점에서 자택까지 이동을 위해 탑승자복귀비용 20만원을 정액으로 지급한다. 해당 특약은 삼성화재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판매 중이다.

이밖에도 캐롯손해보험은 전기차 전용 퍼마일자동차 보험을 판매 중이다. 특약은 총 4종으로 사고로 인한 배터리 수리 시 감가상각하지 않고 신품으로 보상하는 ‘전기차 배터리 신품 가액 보상 특약’, 실수리 시 차량 가액의 150% 한도 보상의 ‘자차차량손해 초과수리비 보상 특약’, 충전 중 피보험자의 사망 상해 및 중요 부품의 전기적 손해에 대한 ‘전기차 충전 중 위험담보 특약’, 긴급출동 견인 무료 서비스 거리가 120Km로 확대된 ‘긴급출동 견인 서비스 특약’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해상의 전기차 전용 상품은 전기차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전기차 초과수리비용 지원, 전기차 충전 중 위험 보장 등의 특약으로 전기차 운전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보장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 하반기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적용한 제네시스 G90 등을 포함해 전용 보험상품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KB손해보험은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전기차 운전 고객 대상으로 보험료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걸음수할인특약'을 통해 기명피보험자한정 또는 부부한정특약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 청약일 기준 90일 이내에 보험회사에서 인정한 걸음 수 측정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 5,000보 이상 달성일이 50일 이상인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3% 할인해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보험의 경우 아직 보장이 한정적이고 손해율도 일반 내연기관 차량 대비 높은 편이지만 미래 성장성을 보고 보험사들이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며 “향후 전기차가 보편화 된다면 부품값, 수리비 등이 낮아지며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연기관차와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비교표<자료=보험연구원>
내연기관차와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비교표<자료=보험연구원>

중국, 전기차 보험 관련 제도 정비 속도

한편, 해외도 전기차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자동차 판매 급증으로 관련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중국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 제도변화와 영향’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보험협회는 최근 신에너지차 전용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에너지차에는 순수 전기차(P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수소 전기차(FCEV), 기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이 있다.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에너지차 신규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배 증가한 352만 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약 5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신에너지차 소유자에게는 내연기관차를 대상으로 개발된 현행 자동차보험의 보장이 불충분하고 보험료가 높아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 개발이 필요하다는 소비자의 요구가 제기돼 왔다.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자연발화 및 외부 전력망 고장으로 인한 차량 훼손, 배터리, 전동엔진, 전기제어시스템 고장을 주계약으로 보장하며 충전기 관련 배상책임을 특약으로 담보한다. 내연기관차 자동차보험은 신에너지차의 차량구조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배터리, 전동엔진, 전기제어시스템, 충전기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은 3개 주계약과 13개 특약으로 구성됐다. 내연기관차 자동차보험의 공동 특약은 자기부담금 면책특약, 휠과 타이어 단독 손실보상보험, 추가부속품 손실보상보험, 차체 스크래치 손실보상보험, 수리기간 비용보상보험, 화물 배상책임보장보험, 정신적 피해보상보험, 법정공휴일 보상금 더블 보상보험, 추가 의료비 배상책임보험, 부가서비스 특약으로 여기에 외부 전력망 고장 손실보상보험, 자가용 충전기 손실보상보험, 자가용 충전기 배상책임보험까지 포함됐다.

또한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보장수준 확대에 따른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 한도를 기존 내연기관차 자동차보험 한도인 25%보다 낮은 15%로 설정해 사업비를 낮추고 신에너지차 자동차보험 전용 판매 플랫폼도 개설했다.

이소양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신에너지차보험 표준약관의 제정으로 인해 내연기관차보험에 가입한 신에너지차 소유자가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게 감소하면서 신에너지차보험시장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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