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물량 줄어든 영향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일반 분양 기준). <자료=리얼투데이>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일반 분양 기준). <자료=리얼투데이>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신규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분양가 문제 등으로 분양 일정을 미룬 영향이다.

2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물량(일반 분양 물량 기준, 12월은 예정 물량)은 총 3275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0년 동안 수도권 중심지인 서울 지역에서는 매년 대규모 신규 단지 공급이 이어졌다.

2011년에는 1만3899가구가 공급됐고 2012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침체기 걸으며 6364가구가 분양됐다.

이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1만 가구를 거뜬히 넘겼으며 2018년 9627가구로 잠시 주춤하다 2019년과 작년에 각각 1만5051가구, 1만1702가구의 대어급 단지 물량이 풀리며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반면, 올해에는 이달까지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 2554가구가 분양됐다. 12월 분양을 앞둔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등 4곳을 합해도 총 3275가구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 공급 물량이 이렇게 줄어든 것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재 서울은 빈 땅이 거의 없어 대부분의 물량을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소화해야 하는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정부와 조합간의 분양가 갈등이 이어지며 분양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분양 예정이었던 동대문구 ‘이문1구역’, 송파구 ‘잠실진주(819가구)’ 등이 분양가 산정 문제로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각각 일정이 연기됐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 역시 분양가 협의와 조합 내 갈등으로 분양에 난항을 겪으며 분양 계획을 내년으로 미뤘다.

서울 분양 물량이 줄어들자 청약 경쟁률은 나날이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62.9대 1로 지난해(89.8대 1)보다 약 2배 가량 높다.

경기·인천은 물론 아파트 대체품인 오피스텔에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경기와 인천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각각 28.1대 1, 18.4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경기 30.2대 1, 인천 29.6대 1)만큼은 아니지만 2019년 기록(경기 11.9대 1, 인천 8.3대 1)을 훌쩍 뛰어넘는다.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 AK 푸르지오’에는 1312대1 이라는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수요자들이 줄어든 서울 물량을 노리기보다는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경기·인천 지역과 지방에 위치한 알짜 단지들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서울 아파트는 분양가 관련 갈등으로 많은 사업장이 지연됐다"며 “물량이 줄어들자 서울 청약 경쟁률은 해를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GTX 등 교통 호재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나 인천 지역 단지들로도 수요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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