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2조원 달성에도 주가 연초 고점 대비 13% 하락
개인투자자 "삼성전자 장기투자에서 단타종목으로"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연초 '10만전자' 돌파 전망이 우세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6개월 동안 7만~8만원에 머물러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3조원을 추가 매수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29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63조6천700억원, 영업이익은 12조5천7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2%, 54.3% 증가했다. 매출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로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천700억원) 이후 11개 분기 만에 가장 높다.

다만 주가는 실적에 비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00원(0.38%) 오른 7만8천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바람과 다르게 7만원대를 횡보하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1월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11조6천748억 원에 달했으며 2월(3조7천903억 원), 3월(3조436억 원), 4월(3조3천67억원), 5월(5조3천56억 원), 6월(1조6천761억 원)을 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3조2천793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적극적인 추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연고점(1월11일) 대비 13% 가량 주가가 하락하자 추가 매수에 나서던 개인투자자들도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선을 넘어서자 개인투자자들은 3천361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달 말 5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를 때 차익실현(2천148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6개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오를 생각을 하지 않아 평균단가를 내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추가 매수를 하고 있다”며 “주변 지인들도 이익이 발생하면 바로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는 방법으로 삼성전자로 단기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이유로 기관과 외국인의 폭탄 매물과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을 꼽았다.

연초 이후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7조 원어치를 순매도해 지난해 같은 기간 8조원순매도 한 것과 비교하면 순매도세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또한 이달에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4천506억 원, 9천70억 원 순매도 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전망과 관련한 리스크는 수요 측면에서 언택트 수요 감소,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회사들의 설비투자(Capex) 증가, 밸류에이션 배수의 하락 추세 진입이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내년 반도체 업황과 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테이퍼링 이슈 및 메모리 업황 피크 이슈 등으로 횡보 중이다"며 "2분기 성수기 진입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 출하 증가로 반도체 사업부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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