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인상가 선반영
삼성重·대우조선 보수적 접근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 기대

<사진=한국조선해양>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2분기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역대급 수주 랠리를 보여주며 초(超)호황기 진입 전망이 나왔으나, 원자재가 급등분을 이번 분기에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단, 하반기부터는 철광석 가격 안정에 더불어 수주실적이 더해지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21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 7천973억원, 영업손실 8천9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1천88만CGT(267억1천만 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13년 만에 최대치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조선·해양부문 연간 목표액인 149억 달러를 반년 만에 조기 달성했다.

빼어난 수주 실적 불구 영업손실을 기록한 배경으론 강재가 인상 전망을 고려 8천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先)반영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각각 이달 말과 내달 중순 실적 발표가 예고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또한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조선사 또한 강재가 인상분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실적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철강업계에선 철광석 원가 상승을 이유로 조선사에 공급하는 후판(厚板) 가격의 최대 두배 인상을 요구 중이다. 후판가는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에 이른다.

수주물량이 쌓이며 실적 호황기 진입이 기대됐던 조선업계가 원자재가 상승 여파로 잇따라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으나 투자업계에선 ‘나쁜 선택이 아니다’란 의견들이 주를 이룬다.

빅배스(Big Bath· 부실 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회계기법인)에 따른 단기 실적 악화일 뿐 향후 점친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이 예상 수준을 넘어선 보수적 빅배스를 단행, 2분기 실적이 저점임은 명확하다”며 “2022년에는 비조선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조선부문 매출증가, 2023년에는 전사적인 수익성 정상화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 또한 “2014~2015년에 걸친 조선업계 빅배스와 지금은 다르다”며 “당시는 능동적 대응이 어려웠던 해양 프로젝트 손실 때문이었으나 지금은 예측 가능한 변동비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업계의 이번 실적은 2021년 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의 후판 투입가격을 가장 높게 가정한 수치”라며 “합리적인 수준으로 판단되며,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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