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2팀장
성현 산업2팀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3조5천억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의 가격이다. 지분 50.75%가 2조원대인 대우건설 매각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1973년 설립된 국내 최정상급 건설사다. 지난해 5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베이코리아는 작년 영업이익이 850억원으로 수익성이 대우건설 보다 낮지만 회사가치는 비슷하게 평가받은 것이다. 지분 55.72%가 2조861억원에 거래된 대우조선해양과도 비슷하다.

공장이나 제품, 매장도 없는 곳이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성과 3위권인 시장점유율이 이런 가격을 만들어냈다.

온라인 유통산업의 위상을 알 수 있는 것은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도 있다.

단순 화재 사고임에도 창업주의 등기이사 사임이 지탄을 받고 화재 진압 중 사망한 119구조대장의 장례식이 경기도청장으로 거행되는 것이 다 쿠팡의, 온라인 유통업의 영향력 때문이다.

화재로 손해를 본 기업이 구조대장의 유족을 평생 지원하고 물류센터 인근 주민들을 위해 피해지원센터까지 여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23일에는 온라인쇼핑몰들만 대상으로 한 박람회가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디지털 유통대전으로 올해가 첫 행사다. 이 행사는 쿠팡과 SSG닷컴, 메쉬코리아 등 60여곳이 부스를 만들고 최신 기술을 알린다.

개막식에는 박진규 산업부 차관과 윤성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참석, 온라인 쇼핑몰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업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 제품이 공공연히 팔리는 것은 예사고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가 매물로 나오기도 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악습인 갑질도 그대로다. 납품업체에 계약서를 주지 않고 판매대금을 늦게 지급하면서 판촉비용을 떠넘긴 위메프와 쿠팡, 티몬이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게 대표적이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하는 갑질과 똑같다.

심지어 쿠팡은 대기업인 LG생활건강에 갑질을 하다가 공정위 신고도 당했다. LG그룹 계열사를 쥐락펴락하는 규모가 된 것이다.

이제는 시장 규모와 고객들의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업공개(IPO)로 투자 수익만 챙기고 빠져나갈 생각이 아니라면 오너부터가 생각을 다르게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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