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한계 넘어 친환경 혁신기업 도약 예고
폐기물부터 연료발전소까지 친환경사업 집중 육성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가 SK건설 딥 체인지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에코플랜트 공식 유튜브 캡쳐>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가 SK건설 딥 체인지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에코플랜트 공식 유튜브 캡쳐>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SK건설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에 심는다는 의미의 ‘플랜트’(Plant)를 합성한 것으로 건설업을 넘어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건설업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지 못하는 등 생태계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이해관계자들의 지적에 변신을 고심했고 변화하기로 했다”고 사명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경영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공급과 해외 수주, 플랜트 사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건설사에서 친환경과 신에너지 사업으로 재무장한 SK에코플랜트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주]

폐기물 처리기업 4곳 인수...친환경 사업 '박차'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DDS) 등 4개 폐기물 처리기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약 4천억억원을 투자해 이들 기업 주식 전량(지분율 100%)을 인수, 폐기물 처리업 비중을 크게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향후 매매대금 조정 과정을 거쳐 최종 인수금액이 확정되며 SK에코플랜트는 보유금과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인수대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SK에코플랜트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종합 환경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앵커(Anchor)로 활용해 볼트온(Bolt-on, 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에 따라 충청권 폐기물 소각 처리기업 4곳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수처리뿐 아니라 하루 876톤(의료폐기물 제외)의 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하는 등 환경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한층 더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SK에코플랜트는 앞으로 건설업에서 쌓아온 핵심 역량과 인수기업들의 노하우 및 친환경 신기술을 활용해 폐기물 처리 고도화·선진화에 나서고,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인수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클렌코는 충북 청주에서 폐기물 소각과 폐열을 이용한 스팀 생산·공급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소각로 3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처리용량은 352톤이다. SK에코플랜트는 맥쿼리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60%를 포함해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대원그린에너지는 충남 천안에 있는 폐기물 소각 및 폐열 발전기업으로 소각로 1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처리용량은 72톤이다. 같은 지역 내 건설폐기물 중간처분업체인 대원하이테크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엔에프(E&F)PE가 보유한 지분 100%를 인수한다.

새한환경도 대원그린에너지와 같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 폐기물 소각기업이다. 소각로 2기를 통해 하루 96톤의 처리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엔에프PE와 아이에스동서가 공동 보유 중인 지분 100%를 인수한다.

디디에스는 충남 논산에 위치한 의료폐기물 소각기업으로 올해 초 처리 용량을 기존 하루 9.8톤에서 36톤으로 증설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은 지정된 업체만 처리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이번 인수로 산업폐기물뿐만 아니라 의료폐기물 소각장까지 확보해 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에코플랜트는 산업은행PE(Private Equity)실과 유진PE가 보유한 지분 87.25%를 포함해 대표이사 보유지분 등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기술혁신기업과의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통해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국내 사업을 기반으로 아시아 거점국가에서 밸류체인을 구축한 뒤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투자로 상생경영 앞장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임팩트 투자사인 D3쥬빌리파트너스와 함께 친환경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벤처캐피탈(VC) 펀드를 새롭게 조성한다.

SK에코플랜트와 D3쥬빌리파트너스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를 조성하고자 한국벤처투자가 공모한 ‘2021년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중 환경부 미래환경사업 계정에 지원해 지난달 최종 선정됐다.

모태펀드를 포함해 SK에코플랜트 등이 1차로 출자해 펀드를 결성하고, 향후 ESG 투자에 관심 있는 금융기관들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이번 펀드는 약 300여억원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부터 ESG를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고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며, 현재 친환경 기술 확보 및 솔루션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는 2011년 임팩트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며 에너지, 물, 폐기물, 기후변화, 노령화 및 도시 문제 등 ESG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각 사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관련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맞춤형 ESG 투자에 나선다. 또한 이해관계자와 사업초기부터 하나의 팀으로 협력하는 오또(OTO: One Team Operation) 플랫폼을 활용해 SK 멤버사 및 글로벌 파트너사 연계, 테스트베드 및 공동연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금융 지원 등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사명을 변경하고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국내외 기술혁신기업과의 M&A를 추진하기 위해 2023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충청권 폐기물 처리기업 4곳을 인수해 폐기물 소각 분야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했다.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기술혁신기업들을 적극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 EPC 공사 위치도. <사진=SK에코플랜트>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 EPC 공사 위치도. <사진=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 발전소 수주...ESG 경영도 ‘집중’

SK에코플랜트는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4.2MW 규모의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수주하며 ESG 경영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국동서발전과 동해시가 지역 에너지복지 향상을 위해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강원 동해시 구미동에 위치한 북평레포츠센터 부지 인근에 열공급형 연료전지 발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공사기간은 약 12개월이며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발전소가 준공 후 정상 가동되면 연간 약 3만5천MWh의 전력과 약 4천Gcal의 열을 동시에 공급하게 된다. 생산된 전력은 약 7천여가구가 사용 가능한 양이며 열은 약 3백여가구가 사용 가능한 수준이다.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열은 내년 개관 예정인 북평레포츠센터에 공급돼 건물 및 수영장의 난방과 급수용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발전소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번 발전소는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효율을 갖추고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블룸에너지(Bloom Energy)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에 SK에코플랜트가 개발한 혁신적인 열 회수 모듈을 탑재했다는 점이 차별화된 특징이다.

열 회수 모듈을 통해 연료전지에서 배출되는 열을 회수해 100℃ 이상의 중온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전력생산 효율은 유지하면서 추가로 열 공급까지 가능해져 현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또 다시 갱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력 생산만 가능했던 SOFC(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한계를 기술 개발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이번 사업에 투입되는 열 회수 모듈 설비는 SK에코플랜트의 풍부한 플랜트 사업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강소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생산·설치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 효율을 자랑하는 SOFC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열 공급까지 가능하게 됐다”며 “앞으로 블룸에너지와 협력해 열공급형 SOFC 솔루션을 보다 더 고도화해 기존 친환경 분산발전 외에도 동남아 등 해외 열병합발전 시장 진출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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