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부터 수소까지 친환경 사업 집중 육성
K-방산·UAM·인공위성 등 블루오션 투자 확대
신사업 주도 김동관 사장, 차기까지 탄탄대로

한화그룹과 산업은행 간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 협약식 현장. 사진 왼쪽부터 박승덕 한화종합화학 대표,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 조현수 한화파워시스템 대표  <사진=한화>
한화그룹과 산업은행 간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 협약식 현장. 사진 왼쪽부터 박승덕 한화종합화학 대표,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 조현수 한화파워시스템 대표  <사진=한화>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한화그룹의 미래형 기업으로 변신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그 어떤 기업보다 미래 산업 투자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투자 성공 여하에 따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탑티어 기업으로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 기대된다. 아울러 그룹의 청사진을 직접 그려나가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19 위중 시기임에도 불구 한화그룹이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의 모태이자 근간인 화학 및 제조업이 굳건하고 자금줄인 금융업이 건재하나, 선제적 미래 대비 차원에서 대규모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도 한화의 최근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사업 집중 육성에 이어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 예상되는 도심형에어모빌리티(UAM) 개발과 저궤도 인공위성 사업 진출까지 향후 수년 안에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미래 사업군에서 한화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신사업 투자 확대와 함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에 대한 재계 주목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김동관 대표가 이들 사업 추진의 주요 결정권자로 활약 중인 것은 물론, 신사업 성과에 따라 그룹 경영권 승계 또한 본격화될 것이라 여겨지고 있는 탓이다.

‘친환경’ 올인, 조직문화까지 변화

지난달 중순 한화는 산업은행과 최대 5조원 규모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한화가 전 계열사를 동원해 태양광·수소 등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집중 육성하면, 향후 5년간 산은이 M&A·R&D·시설투자·운영자금 등 친환경 사업 추진에 있어 필요한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또한 양측은 녹색기술 관련 중소·중견 기업 육성을 위해 연내 1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키로 합의했다. 한화와 산은이 각각 300억원, 민간에서 4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산은의 경우 국내 주요 산업 생태계 육성을 꾸준히 지원해 왔으나 저탄소 및 친환경 에너지 분야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해당 분야에 대한 한화의 공로가 인정 받은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지난 10여 년간 한화가 한화솔루션을 주축으로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꾸준히 육성해 왔고 ESG(친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활동 역시 지속해 왔던 게 이번 투자협약 체결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한화종합화학에서는 한국서부발전과 손잡고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소 혼소 발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같이 연소해 발전하는 방식으로, 수소 혼소 비중이 높을수록 이산화탄소(CO2) 배출은 줄어든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탄소 배출 제로인 수소 발전의 전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한화종합화학은 안살도 에네르기아와 수소 혼소 발전 솔루션을 보유한 자회사 PSM/ATH사에 대한 인수계약 체결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화는 이달 그룹 전체 ESG 활동 지원을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해당 위원회는 ESG에 대한 계열사 지원과 자문을 위한 실무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으로, 15개 계열사 임직원 60여명이 참석한 첫 회의에선 탄소중립에 대한 국내외 정책의 이해도 제고 및 그룹의 ESG 추진 방향 설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화시스템이 도입 예정인 도심형 에어모빌리티 '버터플라이'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도입 예정인 도심형 에어모빌리티 '버터플라이' <사진=한화시스템>

저궤도 위성·에어모빌리티 등 혁신 가득

친환경 에너지와 더불어 한화는 우주산업 및 도심형에어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육성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해당 사업들의 조기 급성장 전망이 솔솔 나오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선점,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주변 여건도 한화에 긍정적이다. 지난 9일 개최된 제19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안’이 심의 및 확정됐다. 한미 정상회담에 따라 미사일 개발 제않이 사라지며 수정안이 위원회를 통과하게 된 것으로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24년까지 고체연료 기반 소형발사체 개발 및 발사를 추진하고, 민간 기업의 발사체 시장 진입을 위해 민간 발사장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초소형 위성 개발 이행안’과 ‘위성통신기술 발전전략’도 함께 심의했는데, 이에 따라 정부는 2031년까지 민간과 협력해 총 14기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키로 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뒤 시장에선 즉각 한화 계열사들의 수혜를 예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이 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과 함께 해당 분야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특히 한화시스템의 경우 본업인 방산 및 ICT를 넘어 우주산업 등 신사업으로 영역 확대를 적극 추진하며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 1조2천억원 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은 2030년 이후 저궤도 위성 2천기 이상 발사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4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드론택시 등 미래형 개인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에 사용되는 핵심 구동장치인 ‘전기식 작동기’ 개발에 나설 것으로 밝혔다. 전기식 작동기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3조원에서 2035년 약 11조원대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차세대 운송수단용 고신뢰 전기식 작동기(EMA) 개발’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4년간 총사업비 규모는 184억원이다. 개발은 2024년까지 완료 예정이다.

한국형 수직발사체계 <사진=한화디펜스>
한국형 수직발사체계 <사진=한화디펜스>

새로운 수출 효자 부상 K-방산

최근 한화는 과거 국내 시장에만 머물던 방산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KF-21 시제기 출시에 깊이 관여하며 항공 방산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한화디펜스가 전차 및 장갑차·해군 방산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수출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국제 해양방위산업전(MADX) 2021’ 행사에서는 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방산 계열사 3곳의 해군 방산 기술력이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전시회에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의 실물모형(목업, Mock-up)과 개발 성공을 위한 핵심 기술을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 공개했다. ‘함정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CIWS(근접방어무기체계)는 함정의 다층 방어막을 뚫고 고속으로 날아오는 미사일과 소형수상함정 등 적의 위협을 함정의 최종단계에서 방어하는 무기체계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CIWS-Ⅱ의 핵심 기술이자 KF-21에도 탑재된 AESA레이다도 함께 전시했다.

한화디펜스는 KVLS 한국형 수직발사체계와 잠수함용 리튬이온전지체계를 주력 전시품으로 소개했다. KVLS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국산 수직발사 시스템으로 해군 구축함과 호위함 등에 탑재돼 다종의 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다. 현재 한화디펜스는 신형 유도무기 탑재를 위한 고성능 대형 수직발사체계인 KVLS-II와 잠수함용 리튬이온전지체계 등을 개발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또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40여년간 군용 가스터빈 제조사로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해군의 미래 사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현재 해군이 계획 중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과 경항모에 최적의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통합전기추진체계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한화그룹 지분구조 <사진=하이투자증권>
한화그룹 지분구조 <사진=하이투자증권>

신사업 성장할수록 김동관 입지 탄탄

한화그룹의 신사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김동관 대표의 그룹 내 역시 또한 두터워 지고 있는 모습이다.

김동관 대표가 그룹 미래 비전 구상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 분야 투자에 결정에 큰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2021 PG4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국내 대기업 CEO 중 유일하게 본회의 연설자로 참석해 “기후변화에 맞서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내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는 그룹의 비전을 대외 소개했다.

이어 그는 “한화는 작은 발전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며 한화종합화학이 준비 중인 ‘수소 혼소’를 예로 들어 “기존 생산 설비를 활용하면서도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재계에선 김동관 대표가 성공적인 신사업 육성을 통해 경영능력을 검증받게 되면, 차기 경영권 승계 작업 또한 무난하게 흘러갈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김동관 회장 보유한 지주회사 한화 지분이 4.44%에 불과한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 계열사들의 기업가치 상승이 김 대표의 승계자금 마련 해법이 될 것이란 의견도 꾸준히 나온다.

이와 관련 김동관 대표는 한화 및 한화시스템 주요 주주이자 한화종합화학을 손자회사로 둔 에이치솔루션의 대주주이다. 김동관 대표는 에이치솔루션 지분 50%를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와 김동선씨가 각각 25%씩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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