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후 인수합병 활발
자회사 영업력 확대 이어져
하반기 내부등급법 승인 기대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주사 전환 이후 빠르게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며 종합금융사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도 예정돼 있어 향후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금융그룹들은 은행 중심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은행 부문 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다.

은행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금융그룹 순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문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축소되는 등 은행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업 중심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금융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하는 노력을 해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보험·카드·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매우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농협·BNK·DGB·JB·한국투자·메리츠 등 국내 10개 금융지주회사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15조1천184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2천338억원) 대비 0.8%(1천154억원) 줄었다.

자회사 권역별로 보면 은행의 순이익은 대손충당금 전입 확대, 사모펀드 관련 비용 등으로 10.4%(1조2천20억원) 감소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증시 활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로 7.6%(2천325억원) 늘었으며, 보험은 35.4%(3천555억원), 여전사 등은 23.2%(4천56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지주의 연결총자산은 2천946조3천억원으로 전년(2천628조6천억원)과 비교해 12.1%(317조7천억원) 증가했다.

금융투자가 21.1%(53조9천억원) 늘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여전사가 19.5%(28조4천억원), 보험이 18.2%(40조4천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증가세는 9.9%(196조3천억원)에 그쳤다.

<자료=우리금융그룹>
<자료=우리금융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총력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활발하게 인수합병(M&A)을 해왔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당시 우리은행,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의 자회사로 출범했으나 현재는 13개로 늘어났다.

우리금융지주는 같은 해 9월 우리은행으로부터 우리카드 지분 100%, 우리종합금융 지분 59.8%를 취득했으며, 그해 말에는 국제자산신탁,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해 각각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아주캐피탈의 지분 74.04%를 매수했으며, 아주캐피탈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까지 인수하게 됐다. 그 후 아주캐피탈은 우리금융캐피탈로 아주저축은행은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바꿨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잇따라 영업 기반을 강화하면서 우리금융의 펀더멘털(기초체력)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우리종합금융의 기업신용등급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했다.

영업자산 확대와 업무영역 다각화를 통해 이익창출 능력이 개선된 영향이다. 우리종금은 지난 2014년 흑자전환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17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최대 실적을 거뒀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상향조정 받았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은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됐다. 유상증자 이후 사업기반 강화 예상과 시장지위 개선·대손비용 관리로 양호한 수익성 유지 전망, 우수한 재무안정성 지표 유지 전망 등이 반영됐다. 앞서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천억원을 유상증자했다.

우리자산운용은 지난달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집합투자업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템플턴운용의 집합투자업 사업부문 펀드 규모는 약 2천200억원 수준이다.

우리자산운용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펀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펀드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비은행부문 계열사를 인수해 몸집을 키운 결과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기준 비은행 기여도를 12.6%에서 18.6%로 끌어올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의 손익기여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1분기 처음으로 비은행 부문 손익이 1천억원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하반기 내부등급법 추가 승인도 예정돼 있어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여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국제결제은행(BIS)상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표준모형이 아닌 자체적인 신용평가모형을 사용할 수 있어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진다.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하면 출자 여력이 커지는 만큼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확보가 가능하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내부등급법 승인 시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이 100bp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에도 인수합병(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손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시장 환경이 위축돼 단기간 내 규모 있는 인수합병(M&A)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룹 내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해 그룹 성장을 위한 동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존 포트폴리오의 구조개편을 통한 효율과 작업과 함께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 확충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