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성과에만 집중하다 국내 기업 외면 받아

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2021년 대한민국은 친환경 사업 열풍이 한창이다.

지난해 정부는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2025년까지 16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수소와 함께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에도 중앙 정부는 물론 지자체의 대규모 지원 계획이 속속 공개됐다. 

기업들 또한 ESG 경영에 입각한 태양광 친환경 사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지원 확대에 따른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탓이다. 

이런 가운데 관련 업계에선 정부 지원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스멀스멀 세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의 태양광 사업 육성 수혜를 국내가 아닌 중국 기업이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모듈 보급량은 3천967MW으로, 이중 국산 셀을 사용한 태양광 모듈은 877MW(22%)에 그쳤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사용해도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중국산 태양광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중국산 셀이 탑재된 제품에도 모듈이 국내에서 생산된 경우 국산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측은 해당 기준으로는 국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67%를 차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강조하는 모듈 비율을 기준으로 따져봐도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 확대 조짐은 심상찮다. 국내 모듈 시장에서 국내산 비중은 2019년 78%에서 지난해 상반기 67%로 감소했고 빠진 부분만큼 중국산 비중이 증가했다.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 확대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태양광 발전 확대 성과를 단시간에 거두려다 보니 저가 중국산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게 됐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기업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지적했다.

시장경쟁 체제에서 저렴한 제품이 선호되는 것은 자본주의 메커니즘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국책 사업에 외국 기업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다 보기 힘들다. 

특히 태양광 발전 산업은 미래 에너지 산업의 주축으로 주목되고, 글로벌 시장 확대도 전망되는 만큼 국내 태양광 산업 진흥을 위해 해당 문제에 대해 정부가 조금 더 면밀한 고민과 국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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