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업계, 기자회견 열고 정부에 호소
“영화발전기금, 영화관 구제에 사용해야”
개봉지원금 지급·취식 제한 완화 등 요구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관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성현 기자>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관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성현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영화관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상영관협회와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멀티플렉스 4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는 12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관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은 “영화산업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문화산업이지만 코로나 이후 각종 재난 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됐다”며 “극장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원했음에도 늘 지원에서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또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사용된 재원은 영화 티켓값의 3%를 모아 조성한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마련한 것”이라며 “당연히 극장을 포함한 영화업계 구제를 위해 써야 하는 돈인데도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제약을 가했다”고 강조했다.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대표도 “지난 20년간 한국영화의 기본 토대를 만들어 온 문화공간인 독립예술 인프라가 붕괴 직전”이라며 “영화관 정책의 재검토와 이 재난 상황을 견뎌낼 지원 프로그램이 수립되지 않으면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 대부분은 한두 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최 대표는 이어 “정부는 지원 예산을 확대해야 하고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독립예술영화관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역설했다.

멀티플렉스 위탁사를 운영 중인 임헌정 CGV칠곡 대표도 “위탁점이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약 37%를 차지하는데 극장 운영사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됐다”며 “정부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근 3년 동안 영화계가 낸 영화발전기금을 되돌려 주거나 저금리 대출의 길이라도 터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헌정 대표는 이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영화관 지원에 70억원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확인 결과 지난해 영화발전기금을 완납하는 조건이었다”며 “지금 위탁사들은 영화발전기금을 낼 돈도 없다”고 호소했다.

또 “우리 회사는 영화관을 총 9개 갖고 있는데 2019년 매출 280억원에서 지난해 80억원으로 떨어졌다”며 “대출 50억원을 받고 (직원들을) 구조조정을 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영화발전기금까지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이날 참석한 영화관업계 관계자들은 크게 네 가지를 요구했다.

우선 신작 영화의 극장 개봉을 위해 배급사와 제작사에 개봉지원금을 지급하고 영화관 입장료 할인지원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영화발전기금 납부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징수된 부과금 총액이 5천억원에 달한다”며 “영화발전기금의 면제는 영화관업계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좌석 띄어 앉기, 임대료·금융 지원에 음식물 취식 제한을 완화해 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단언컨대 1년 내 한국에서 영화관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정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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