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일반투자자 청약, 26일 코스닥 상장 예정
제주도 설비증설 및 육지 생산 통해 생산량 확대 계획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제주맥주가 국내 수제 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회사는 상장 후 연구개발(R&D) 역량강화와 양조장 설비 및 인력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4대 맥주회사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 요건으로 26일 상장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 기업이 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맥주는 10~11일 수요예측을 거쳐 13~14일 청약을 실시해 이달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2천600~2천900원에 836만2천주를 공모하고 이에 따른 총 공모 금액은 약 217억~24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제주맥주는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요건)으로 상장해 환매청구권(풋백 옵션)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의 주가가 상장 3개월 내 공모가보다 10% 이상 떨어질 경우 일반 투자자들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투자자들이 환매청구권을 행사하면 상장 주관사인 대신증권은 해당 물량을 사들여야 한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맥주 제조, 수입, 유통 등을 하는 회사다. 뉴욕 1위 크래프트 맥주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기술제휴 및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 도입 등으로 고품질 맥주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

이후 제주 감귤 껍질을 첨가한 밀맥주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이 잇따라 시장에 연착륙하며 크래프트 대중화에 성공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 희망가는 해외 유사업체(사이공비어, 워털루브루잉)의 평균 세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20.07배를 적용해 산출한 주당 평가가액 3천726원 대비 22.2~30.2% 할인된 가격이다"며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32.2%(1801만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재무안전성 불안 극복할지 주목

제주맥주가 수제맥주 업계 최초 증시 입성 도전에도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 수제맥주 시장 급성장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차입금 의존도 탓에 재무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 규모는 1천18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3.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확대 속 수제맥주 업계 1위인 제주맥주 매출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2017년 2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35억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제주맥주의 시장 점유율도 2017년 5.1%에 불과했지만 2018년 19.2%, 2019년 17.2%, 2020년 28.4% 기록해 상승세다. 올해 역시 33.6%까지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맥주 양조장 내부 모습. <사진=제주맥주>
제주맥주 양조장 내부 모습. <사진=제주맥주>

다만, 제주맥주의 매출액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영업적자에선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순손실이 44조원으로 2019년(95조)에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문 대표는 “올해 상반기 이후 제주 양조장 증설과 추가적으로 육지(우리나라 본토) 생산을 통해 생산량을 확보함으로써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맥주는 올해 상반기 내 위탁생산(OEM)을 통해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던 기존 물량을 육지 생산으로 확대하는 등 제품 생산 라인을 다각화해 공급 부족 현상을 극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크래프트 맥주 생산 가능량은 지난 2017년 285만 리터에서 2019년 1천200만 리터, 올해는 2천만 리터로 2018년 대비 7배나 커질 전망이다.

제주맥주는 올해 상장을 기점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해 2021년 흑자전환을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해외 수출도 2019년 시작해 2019년 약 8만6천달러, 지난해 약 10만2천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제주맥주는 생산 라인 확장을 통해 수출 규모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도,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을 대상으로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제주슬라이스 등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주류시장내 과세 체계가 변경됐고 맥주 위탁제조 허용, 무알콜 맥주 등의 음료 제조 및 판매 허용 등 주류 규제가 개선되고 있다"며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높은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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