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 영향, 지난해 4분기 대비 11.5% 상승

비조정대상지역의 분기별 1순위 청약 마감된 주택형 비중. <자료=부동산114>
비조정대상지역의 분기별 1순위 청약 마감된 주택형 비중. <자료=부동산114>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비규제지역의 1순위 청약 마감률이 70%를 넘어섰다. 고강도 주택 규제를 적용받는 조정지역이 작년 연말 확대 지정되면서 희소성이 커진 비규제지역에 대한 청약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비규제지역에서 청약을 받은 153개 주택형 가운데 110개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되면서 1순위 청약 마감률이 71.9%를 달성했다. 작년 4분기(10∼12월) 규제지역의 1순위 청약 마감률(60.4%)보다 11.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올해 1분기에 비규제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전국 9.2대 1, 수도권 10.9대 1, 지방 8.9대 1 등으로 작년 4분기 대비 모두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의 청약 경쟁률이 직전 분기(2.3대 1)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앞서 정부는 작년 12월 18일부터 전국 37곳을 한꺼번에 조정대상지역 등의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비규제지역에서는 청약 1순위 자격이 완화 적용되고 가점제 적용 비율이 낮아 1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도 당첨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전매제한이 6개월(수도권의 경우 자연보전권역에 한함)에 불과하고 재당첨 제한을 적용받지 않으며 대출도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어 청약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이처럼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비규제지역의 가치가 상승하며 2분기에도 분양예정인 아파트 총 15만5천289가구 중 4만1천325가구가 비규제지역에서 공급될 계획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4천142가구, 비수도권 3만7천183가구의 물량이 풀린다.

이에 업계에서는 비규제지역의 장점을 노려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역세권이나 택지지구 등 입지가 좋은 비규제지역에 청약통장이 몰리는 것은 물론 분양권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분양한 ‘김해 푸르지오 하이엔드 1차’의 경우 지난달 전용 84㎡(16층) 분양권이 4억 3천29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6개월 만에 분양가(3억 7천700만 원) 대비 5천만 원 이상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이다.

경부선라인이면서 규제를 피한 수도권인 아산시에서도 비규제지역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아산시에 위치한 ‘탕정지구 지웰시티 푸르지오’ 전용 84㎡ 분양권의 경우 지난 1월 최고 6억 8천56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약 3억 5천만 원) 대비 2배 가량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거듭되는 부동산 정책으로 사실상 전국이 규제의 사정권에 들어온 만큼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들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특히 인근 주요 도시들과 인접해 직주근접성과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들이 수혜를 받는 모양새”라며 “현재 전국적으로 비규제지역이 얼마 남지 않아 희소해진 탓에 항간에는 정부가 사실상 투자 가이드라인을 지정해준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집값을 잡기 위한 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요도시들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상승하자 인접 지역 아파트의 매매수요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투자수요까지 가세하고 있어 비규제지역 아파트 단지들의 매매가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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