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수보험료 30.1%↑…2위권사 50% 이상 급증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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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온라인 상품을 통해 거둔 매출이 사상 처음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형사들과 중소형사의 격차는 더 심화됐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손보사의 사이버마케팅(CM) 판매 채널 원수보험료는 총 5조6천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업계의 CM 채널 수입보험료가 연간 5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사별로는 삼성화재의 CM채널 수입보험료가 2조6천71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0.6% 늘어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삼성화재의 뒤를 쫓는 2위권 보험사들의 추격도 거셌다. 현대해상은 7천632억원, DB손보는 7천617억원으로 각각 53.7%와 53.6%씩 수입보험료가 급증했다. KB손해보험도 6천709억원으로 59.5% 늘어났다.

2018년 현대해상의 CM 채널 수입보험료는 3천398억원, DB손보는 3천265억원, KB손보는 3천303억원이었던 걸 감안했을 때 최근 2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은 설계사를 통하기보다 스마트폰 등을 통한 보험 가입에 더 익숙한 편”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추세가 더 가속화된 가운데 생보업계에 비해 온라인에 특화된 상품이 많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여기에 손보사 대표 상품인 자동차보험 역시 CM채널을 통한 가입 선호도가 높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표준화 돼 있어 가입자가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도 쉽게 상품을 비교한 뒤 가입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비대면채널의 비중은 43.3%에 달한다.

한편, 최근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인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CM채널 보험료가 오히려 역성장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출범한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으로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등의 CM채널이 넘어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손보는 2019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이후 기업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자동차보험 영업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한편 장기 보장성보험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보험 시장이 대형사 위주로 개편되고 있는 가운데 CM채널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이 성장할수록 중소형사들과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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