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2팀장
성현 산업2팀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NS홈쇼핑은 지난 19일 1천억원을 단기차입금으로 빌린다고 공시했다. 차입금 상환 목적이다. 이 회사는 또 같은날 자회사인 하림산업에 300억원을 추가출자하고 또 다른 자회사인 글라이드에 50억원을 투자한다고도 밝혔다.

차입금까지 동원해가며 자회사를 지원하는 모양새다. 하림산업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대규모 복합단지를 짓는 곳이다.

이 복합단지는 면적만 9만㎡가 넘고 이 때문에 부지매입에만 4천500억원이 들어갔다. 물류센터와 업무시설, R&D시설, 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숙박시설, 주거시설 등이 들어가는 대규모 타운이다.

글라이드는 D2C(Direct to Consumer) 유통회사다. 하림과 하림 계열사에서 생산한 가정간편식(HMR) 등 식품을 가정에 직접 배송하는 업무를 맡는다. NS홈쇼핑이 지난 2019년 완전자회사로 설립했다.

두 회사 모두 하림그룹 차원의 일을 하는 셈이다. 이는 NS홈쇼핑 본연의 사업영역과는 큰 연관이 없다는 말이 된다.

실적에도 부정적이다. NS홈쇼핑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별도 기준 영업이익(642억원)에 비해 한참 낮은 294억원에 그쳤다.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합병도 재무적 차원에서 GS홈쇼핑에게 아쉬운 결정이다.

GS홈쇼핑은 합병 발표 직전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동자산 7천471억원에 유동부채 3천69억원, 비유동부채 315억원으로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었지만 GS리테일은 유동자산 1조4천498억원에 유동부채 2조1천512억원으로 부채가 많은 편이다.

차입금도 GS홈쇼핑은 50억원대지만 GS리테일은 무려 3조원이 넘는다.

이런 상황은 2018년 7월 단행된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과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수익 창출 능력만 봐도 CJ오쇼핑은 직전해 2천2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홈쇼핑업계 1위에 올랐으나 CJ E&M의 영업이익은 632억원 수준이었다.

또 CJ E&M은 2010년 이후 3번이나 영업적자를 냈다.

2017년 차입금도 CJ E&M은 전년 대비 27.5% 증가한 반면 CJ오쇼핑은 5.8% 줄어든 상태였다.

현대홈쇼핑 역시 현대백화점그룹이 렌탈·케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2015년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하면서 연결 실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현대홈쇼핑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15년 설립된 이후 작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설립 첫 해 6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16년 210억원, 2017년 246억원, 2018년 231억원, 2019년 190억원, 2020년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홈쇼핑 회사들의 이런 상황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그룹 계열사 지원에 등골이 휜다’다. TV 시청인구 감소와 온라인 쇼핑의 강세로 사업 자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계열사를 떠안는데 힘을 빼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물론 쿠팡과 11번가,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수천억원을 투자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그저 홈쇼핑사들이 계열사 지원하다가 미래도 잃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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