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작년 이익감소…성장 둔화로 화물기 공급 조절 중

[현대경제신문 송아랑 기자] 국내항공사의 한 화물담당자는 3월초 해외 출장길에 나서며 “요즘 LA(로스앤젤레스)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항공화물 물동량의 증가세는 최근 미국과 유럽경제가 조금씩 회생하고 있는 분위기와 맥락이 닿아있는데,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2월중 국제선 화물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8%가 증가한 18만1천835톤으로 집계됐다.

노선별로는 일본이 14.6%, 미국 3.4%, 중국 1.2% 순으로 증가세를 나타냈고,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이 지난 1월에 이어 전년대비 15.4% 급증했으나 아시아나는 1.2% 증가에 그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항공화물이 급감해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특히 미국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에서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일견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으로 항공화물 증가세로 반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인천공항 국제선의 총화물량은 매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실제로 항공화물은 2010년 268만4천207톤, 2011년 253만8천929톤, 2012년 245만6천509톤으로 역주행한 바 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246만4천133톤으로 반짝 급등했고 올 1월엔 19만7천828톤을 기록한 뒤 2월에는 18만1천835톤으로 다시 떨어졌다. 따라서 국내 항공사의 톤수도 해마다 점점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0년 136만141톤, 2011년 127만4천491톤, 2012년 118만2천449톤, 2013년 114만1천571톤으로 하향세를 타고 있으며 올 1월은 9만147톤, 2월에는 8만5천527톤으로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도 2010년 60만9천798톤, 2011년 59만4천282톤, 2012년 59만2천728톤으로 줄다 2013년 64만2천527톤으로 반등했으나 올 1월 5만2천506톤, 2월 4만6천971톤을 기록했다.

결국 미국경기의 회복세가 안정적인 화물량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견해인데 인천공항에서 미국 물동량만 보면 2010년 59만1천511톤에서 지난해 51만2천748톤까지 급락했다. 올 1월엔 3만9천262톤이었지만 2월의 경우 3만6천852톤으로 하락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올 초 항공화물의 선전에도 불구, 성급하게 항공화물의 회복세를 기대하기 아직 이르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외국사와 저가항공사(LCC) 중심으로 공급량이 늘어남으로써 시장의 분할이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공급을 축소 또는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분기에 좋은 성과를 나타냈지만 항공화물의 감소세로 화물기에 대한 공급은 늘리고 있지 않다”며 “대기업의 자동차나 반도체 등의 품목들이 해외생산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국내 항공화물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비용절감에 노력하고 있다”며 “적자노선을 과감하게 감축해 수익성 위주로 화물기 노선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항공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및 베트남발 구주 직항노선과 중국 시안 등 신시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의약품과 신선 화물, 전자상거래 물량 등 수익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4.5% 감소해 영업익이 1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 역시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3.1% 줄어든 5조4천633억원을 나타냈는데 영업손실 616억원, 당기순손실은 1천431억원을 보였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