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벌써 9곳 액면분할 추진
증권사 연구원 "거래량 늘어나 주가에 긍정적 영향"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주가가 급등해 몸값이 비싸진 상장사들이 액면분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액면분할을 결정한 곳은 카카오, 펄어비스, 현대중공업지주, 대한제당 등 총 9곳에 달한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유동성이 낮아졌을 때 액면분할을 실시한다.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장 마감 후 이사회를 열어 주식 1주를 5주로 액면분할 한다고 밝혔다.

9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44만2천원으로 액면분할 후 주당 가격은 1주당 약 8만원으로 낮아진다. 현재 발행 주식 수는 8천870만46천20주에서 4억4천352만3천100주로 늘어난다.

거래는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3거래일 정지된 뒤 15일 액면분할 한 가격으로 재개된다.

카카오 주가는 작년 초만 해도 15만원대였지만 작년 4월부터 비대면 수혜주로 각광받으면서 주가가 한때 5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펄어비스는 28만원으로 액면분할 후 1주당 주가가 6만원, 현대중공업지주는 28만원에서 5만원, 대한제당 2만원에서 4천원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과거에는 주가가 높을수록 좋은 기업으로 불리며 높은 대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거래량 증가와 개인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주주친화정책이라는 점에서 액면분할이 긍정적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 5월 4일 자사주 액면가를 1주에서 50주로 분할해 265만원이던 주가가 5만3천원으로 낮아졌다. 분할 전 14만명이던 개인투자자들은 현재 214만명으로 약 15.3배 늘어났고, 주가도 8만1천700원으로 54.1% 증가했다.

네이버도 2018년 10월 액면가를 1주에서 5주로 분할해 70만4원에서 14만1천원으로 낮아졌다. 네이버의 전날 종가는 39만9500원으로 분할 후 154.9% 상승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실적이나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건 없다"며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50만원에 가까운 주가가 부담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완화할 수 있어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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