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코로나19에 위기 맞아
오너들도 신년사로 혁신·변화 강조
신세계는 외부 인사 영입도 시사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유통 대기업들이 올해 경영 키워드로 위기 극복을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온라인 시장 확대 등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자 오너들이 직접 나서 임직원들에게 변화에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유례없는 상황에 핵심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보자”며 “그 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껏 간과했던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자”고 주문했다.

신동빈 회장은 경기 회복기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경기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유능한 인재들이 베스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임직원이 더 많은 자율성을 가질수록 위기상황에 더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도 위기 극복과 혁신을 내세웠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경식 회장은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 그룹이 외부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초격차 역량에 기반한 구조적 경쟁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음을 확인하게 됐다”며 “올해 경영 환경도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격변하는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2021년을 최고 인재, 초격차 역량 확보와 미래성장기반을 강화하는 혁신 성장으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루고,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CJ그룹은 이를 위해 올해 패러다임 시프트를 전사 차원에서 공유하고 실천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현재의 위기를 넘고 그룹이 성장하는데 임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임직원이 의지와 절실함, 책임감으로 무장하고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서 최고 인재가 돼야 한다”며 “혁신과 도전을 거듭하며 꾸준히 전진한다면 반드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위기를 기획로 삼자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후 르네상스라는 화려한 꽃이 피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 부회장은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결코 흔들리지도 굽히지도 않고 목표를 향해 굳건하게 나아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불요불굴(不撓不屈)을 언급하며 “우리에게 불요불굴의 유일한 대상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불가능해 보이고 어려워 보이는 일들 조차 자신이 속한 사업만 바라보는 좁은 사고에서 벗어나면, 그룹 내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자산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런 생각이 곧 ‘대담한 사고’이자 ‘위기를 이겨내는 원동력’이라 밝혔다.

그는 특히 외부 인재 영입을 시사했다.

정 부회장은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를 볼 수 있게 다른 전문성,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다양한 인재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가져야 한다”며 “성장 가능성 있는 내부 인재는 중용하고 외부 인재도 적극 영입해야 ‘늘 새로운 신세계’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경영 화두로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제시하며 “사업 프로세스와 일하는 방식을 바꿔 미래 성장을 준비해 나가자”고 밝혔다

정지선 회장은 “고객 입장에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생활 속에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고 있는지,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불편함 등 부정적 의견)와 가장 이상적으로 기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존의 사업 프로세스와 일하는 방식에서 군더더기를 뺀 의미 있는 단순화를 구현해 고객 입장에서 의미 있고 유용한 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끝으로 새로운 시도나 도전을 장려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학습효과가 축적될 때 혁신이 가능하고, 개인과 조직이 성장하는데 밑바탕이 되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며 “리더는 실패가 성공의 반대가 아니라 일부라는 인식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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