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올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해운업 호황을 맞이해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던 HMM(구 현대상선)이 노사갈등이라는 풍랑을 만났다.

지난 14일 HMM 선원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협상 갈등으로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 측은 HMM이 2분기와 3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이 단 1%의 임금인상안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출, 23일과 29일 1차·2차 조정신청 결과에 따라 파업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HMM 직원들은 그 동안 회사의 어려움 속에 한국해운 재건을 위해 지난 6년간 임금이 동결된 채 근무해왔다.

HMM은 지난 3분기 기준 HMM 해상직 직원에 대한 연간급여총액은 265억원, 1인 평균급여액은 4천150여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영업이익은 4천138억원으로 임금 인상에 대한 여력은 있어 보인다.

사측의 입장은 다르다. 

HMM은 올해 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물동량이 하반기에 급증해 호황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으며, 올해 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2016년부터 산업은행이 HMM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왔고, 여전히 상환해야할 부채가 3조원을 넘는 위기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물량 하역과 적재, 운송이 늦어질 경우 호황 속에서 오히려 도태 될 수 있다.

사측에서는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여도 최종 결정권을 갖고있는 산업은행을 설득해야 하는 만큼, 이번 임금인상으로 인한 노사갈등은 자칫 오발탄으로 남을 수 있고,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며 난색이다.

하지만 사측도 최근 흑자전환이 단순히 업계 호황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고통을 감내해 온 직원들의 맨파워 때문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노조와 사측 모두 이번 갈등이란 풍랑 속에서 돈이 아닌 양보와 협력으로 위기를 해쳐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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