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올해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에서도 한국 라면이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은 게 일조했고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홍보 효과도 봤다. 농심의 신라면 블랙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에 뽑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뚜기의 진라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팔도의 도시락 등 주요 라면회사의 인기제품이 모두 좋은 실적을 올렸다. [편집자주]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이 5억4천972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4억6천700만달러) 보다 많은 금액이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이 5억4천972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4억6천700만달러) 보다 많은 금액이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 1~11월 라면 수출액 5억4천만달러
작년 수출액 넘어…올해 6억달러 전망
농심·오뚜기·삼양·팔도 모두 실적 호조

 

22일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5억4천972만달러다.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어난 금액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액(4억6천700만달러)을 넘었다.

국가별로 수출액을 보면 중국이 1억3천856만달러로 전체의 25.2%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미국(7천284만달러), 일본(4천498만달러), 태국(2천466만달러), 필리핀(2천237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연간 라면 수출액은 2016년 2억9천만달러에서 2017년 3억8천만달러, 2018년 4억1천만달러, 지난해 4억7천만달러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라면 수출액은 6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올해 해외에서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해외 총매출(수출+해외법인매출)이 9억9천만달러(약 1조124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는 전년 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농심의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신라면과 짜파구리가 견인했다. 올 초부터 신라면을 비롯한 짜파게티, 너구리 등 한국라면에 대한 관심과 판매가 늘어났고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지로 빠르게 번지면서 간편식 수요와 맞물려 라면소비가 급증했다.

특히 농심은 신라면으로만 해외 매출 3억9천만달러(4천43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즈와 여행전문사이트 더 트래블 등에서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 중 하나로 꼽는 등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서구권에서 식사가 아닌 간식으로 여겨졌던 라면이 식사대용으로 평가받으면서 대표 제품 매출이 급증했다.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 법인 매출은 28% 성장한 3억2천600만달러(3천700억원)에 달하며 중국을 제치고 최대 해외 시장으로 떠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내년 해외사업 매출 목표는 올해보다 12% 높은 11억1천만달러”라며 “내년 출시 35년을 맞는 신라면은 연매출 1조원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제2의 중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성장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07년 11월 현지법인을 세웠고 2013년 약 8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거래지역도 경제 중심도시인 호치민과 수도 하노이, 중부의 다낭 등 거점 도시 중심에서 점차 그 폭을 넓혀갔다.

2018년에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박닌공장을 준공해 진라면과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오뚜기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진라면을 비롯하여 진짜장, 북경짜장 등 짜장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베트남에서 오뚜기라면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100% 이상의 성장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중화권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대형유통 및 로컬마켓의 입점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확대되고 있고 최근에는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앙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프=연합뉴스>
<그래프=연합뉴스>

삼양식품의 수출 효자는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의 올해 1~3분기 수출금액은 2천864억원인데 이중 85.8%에 해당하는 2천460억원이 불닭볶음면으로만 나왔다.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삼양식품은 매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갱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5년 3천억원을 밑돌던 매출은 지난해 5천435억원으로 급상승했고 임직원 수도 2015년 1천여명에서 올해 9월 말에는 1천700여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 사업이 호조다. 삼양식품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했고 중국의 상반기 최대 행사로 꼽히는 618 쇼핑 축제에서는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에는 왕홍 라이브 방송을 통해 5분만에 불닭볶음면 65만봉을 판매했으며 광군제에서 86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불닭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팔도는 러시아와 베트남 현지법인을 통해서도 라면을 판매하는데 이들 법인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각각 1천685억원과 263억원으로 순수 국내 총수출액(896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도시락의 러시아 매출액은 2010년 이후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2005년 21억루블을 기록했고 2018년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루블을 돌파했다. 수량으로는 5억개 가량 판매된 것으로 러시아인 1명당 3개씩 먹은 셈이다. 지난해까지 누적판매량은 54억개에 이른다.

이 덕분에 도시락은 러시아 수년째 용기면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점유율을 증명하듯 러시아 곳곳에서 도시락을 만날 수 있다”며 “일부 러시아인들이 라면이란 식품을 도시락이라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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