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SC 이어 우리銀 명퇴 실시
다른 시중은행도 논의 진행 중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올해 연말에도 은행권에 감원 한파가 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인력을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이 지난달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현재 연말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KB국민‧신한은행도 조만간 노사 협의를 거쳐 연말 희망퇴직 대상자 범위와 조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28일까지 1966년생 이상을 대상으로 내년 1월31일자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1965년생에는 24개월치 급여를 일시 지급하고, 1966년생부터는 36개월치 급여를 일시 지급한다. 이와 함께 자녀 1인당 최대 2천800만원의 학자금을 최대 2명까지 지원하고, 건강검진권, 재취업지원금,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도 지원한다.

노사가 합의한 올해 지원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예년에도 학자금 자녀 2인까지 1명당 최대 2천800만원, 여행상품권 300만원, 재취업 지원금 3천300만원을 지급했다.

하나은행은 22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과 임금피크 신청 접수를 받는다.

특히 하나은행은 준정년 특별퇴직의 경우 직급과 무관하게 24개월치 평균임금을 지급하던 것을 확대 실시한다.

관리자의 경우 1972년 이후 출생한 직원에게는 27개월치 평균임금을,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출생자에게는 33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

책임자급과 행원에게는 36개월치 평균임금이 지급된다. 인병 휴직자 등 한시적으로 특별퇴직이 적용되는 대상자에게는 24개월치 평균임금을 지급한다.

앞서 지난달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희망퇴직을 받았다.

특히 농협은행은 올해 특별퇴직 보상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에는 만 56세 직원에게 월평균 임금 28개월치,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에게 20개월치를 일괄 지급했는데, 올해는 만 56세인 직원은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지급하고 1965년생과 1966년생은 각각 35개월, 37개월치 임금을 퇴직금으로 줄 예정이다.

이어 3급 이상 직원 중 1967년생부터 1970년생은 39개월치 월평균임금, 1971년부터 1980년생은 20개월치 임금을 각각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명예퇴직자에게는 '전직 지원금'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만 56세 직원은 전직 지원금 4천만원과 농산물상품권 1천만원을 지급하고 만 48∼55세 직원은 농산물상품권 1천만원을 준다.

예년보다 더 좋은 퇴직 조건에 신청자도 늘었다. 올해 503명이 특별퇴직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356명보다 147명 급증한 것이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수십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은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 행원을 대상으로 최대 38개월치 임금을 명예퇴직금으로 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이달 중 노사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달 말이나 내년 1월 중 희망퇴직 신청 관련 공고를 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비대면 금융 확대로 은행에서 필요한 인원은 줄어들었지만, 퇴사자의 재취업은 어려워지면서 은행들이 예년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인력은 1천700여명 수준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연말연초 총 1천742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국민은행이 462명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 369명, NH농협은행 356명, 우리은행 305명, 신한은행 250명 순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영향, 세대교체 촉진을 통한 조직 활력 제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한 인력구조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 등 인력 조정이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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