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부 차장
성현 산업부 차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밥족이 늘어나면서 이 시장이 성장하자 너도나도 눈독을 들이는 것이다.

항공사, 패스트푸드업체, 치킨업체, 제약사, 빙수업체까지 간편식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각자 나름의 이유와 명분은 있겠지만 그래도 간편식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업체들이다.

지금 간편식 시장은 포화 상태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 풀무원, 동원F&B 등이 이미 인지도를 쌓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와 파리바게뜨, NS홈쇼핑 등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기업들도 진입하고 있다.

레드오션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뛰어난 노하우를 갖고 있는 곳이 아니라면 신규 업체는 살아남기 어렵다.

농촌에는 이런 말이 있다. ‘그해에 값이 좋았던 작물을 다음해에 심지 말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올해 날씨가 좋지 않아 산지 고추 값이 폭등했다면 농가에서는 내년에 고추를 키워 팔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농부는 많을 것이고 이렇게 되면 내년에는 고추 공급량이 많아져 값이 내려가는 식이다.

오히려 올해 가격이 좋지 못한 작물을 키워야 이듬해에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벼농사도 마찬가지다.

밥맛이 좋아 납품가격이 비싸지만 태풍에는 약한 쌀 품종을 키웠는데 태풍이 온다면 그해 농사는 망치게 되지만 태풍만 비켜간다면 대박을 칠 수 있다.

반면 밥맛은 조금 떨어져도 태풍에 강한 품종을 키웠는데 태풍이 왔다면 다른 벼들이 모두 피해를 입었을 때 다소 낮은 납품가격이라도 알찬 수확을 할 수 있다.

예능에서도 비슷한 격언이 있다.

생소하고 낯선 프로그램일수록 기획안이 통과되기 어렵지만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고 포맷이 익숙하면서 예능의 원칙까지 갖춘 프로그램은 편성이 쉽지만 뻔한 스토리로 흥행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모든 사업에는 약간의 도박이 필요하다. 리스크가 없는 사업은 수익을 내기도 그만큼 어렵다.

시장이 커지고 남들이 다 한다고 뛰어들었다가는 유행을 뒤늦게 따라가는 그저 그런 업체들 중 하나로 기억된다. 성공을 위해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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