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부 차장
성현 산업부 차장

11월 1일부터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열린다. 대한민국 쇼핑축제로 불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다. 정부가 주도하고 주요 유통업체와 유명 제조사들이 대부분 참여한다. 지난해만에도 600곳이 넘는 기업이 동참했다.

올해도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전담팀까지 꾸려가면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업종별 9개 유통단체와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코세페추진위원회는 지난달 초 공식 홈페이지를 열고 업계의 행사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별도로 정승일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코세페 업종별 지원단을 꾸려 지난달 중순 첫 회의를 열고 유통제조기업과 국내외 소비자의 참여 확대를 위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원단에는 제조기업, 디지털유통·지역, 글로벌행사, 홍보지원반 등 4개 전담반을 구성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발굴하고 관계부처 태스크포스를 가동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있는 와중에 열리는 대규모 할인행사는 자칫 대유행을 부추길 수 있다.

사실 코세페는 내수 진작 효과가 저조하다는 비판을 매년 받아왔다. 지난해만에도 주요 백화점 3사가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막판에 참여하겠다고 할 정도였다.

2018년에는 코세페 참여업체 수가 시행초기인 2015년보다 증가했지만 주요참여업체 매출은 오히려 2천200억원 감소했고 같은해 10월에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6% 줄었다.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줄었다.

산업연구원이 코세페의 거시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2015년 4분기 민간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0.2%포인트 증가했고 GDP는 0.1%포인트 증가했지만 2018년 4분기 민간소비지출과 GDP는 각각 0.12%포인트, 0.06%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코세페를 성대하게 열 이유가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내수 진작 효과는 저렇게 저조했다.

기업체 입장에서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할인행사를 열어도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고객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오프라인 매장에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괜히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만 키운다. 10인 이상의 집회도 금지된 마당에 수백명, 수천명이 모일 일을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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