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금영 산업부 기자
▲ 이금영 산업부 기자

“미국 최대 극장 체인 AMC와 유니버설스튜디오 간 홀드백(Hold Back)이 90일에서 17일로 줄어들었다. 관객이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영화발전기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영화 산업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ver The Top·OTT)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콘텐츠 제작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시대, 한국영화 다음 100년을 준비하다’라는 포럼에서 나온 말이다.

홀드백은 신작 영화의 영화관 독점 상영 기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난달 15일 개봉한 영화 ‘반도’를 개봉 17일 뒤까지 IPTV나 OTT에서 상영하지 못하게 하는 식이다.

AMC는 유니버설픽쳐스 작품에 대한 홀드백을 축소하는 대신 영화관이 아닌 다른 유통채널에서 유니버설의 영화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약 20%를 가져가기로 했다.

이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작 영화가 극장 스크린에 걸리지 못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형 작품들의 개봉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월트디즈니도 실사판 ‘뮬란’의 개봉을 포기하고 자체 OTT인 디즈니+를 통해 다음달 4일 공개하기로 했다.

당초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수차례 개봉이 연기되다 OTT 개봉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극장 중심의 영화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4월 코로나19 여파로 영화 ‘사냥의 시간’이 최초로 넷플릭스 개봉을 선택했다.

당초 사냥의 시간은 2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선택했다가 법정 공방에 휩싸였다.

영화의 해외 판매사 콘텐츠판다와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의 공방이었다.

미국 AMC가 유니버설픽쳐스와 합의해 새로운 길을 가기로 했듯, 한국 영화관도 변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 관객 수는 급감한 상태다. 지난 4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91.6% 떨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멀티플렉스 업계 1위 CGV는 올 2분기에만 1천30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하지만 멀티플렉스들은 변화에 인색했다.

지난 4월 극장·VOD 동시 개봉을 결정한 ‘트롤: 월드 투어’를 상영한 멀티플렉스는 메가박스뿐이다. CGV와 롯데시네마 모두 해당 영화를 보이콧했다.

보이콧만이 능사가 아니다. AMC처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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