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돌불연불생연(突不燃不生煙)’은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는 뜻으로 흔히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의 돌풍에도 다 이유가 있어 보인다.

지난달 12일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MMORPG가 주를 이루는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캐주얼 레이싱 장르가 한 달여 가까운 시간동안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게임이 호성적이 계속되는 것은 수준급의 게임성과 단순한 신작 게임효과를 앞세운 일시적 돌풍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이전에도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부진한 성적으로 서비스가 종료됐던 과거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의 흥행은 주목해야할 부분이 상당하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주요 소비층이었던 3040세대 공략을 위해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IP를 기반으로한 게임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수년 동안 수없이 많은 MMORPG가 이름과 캐릭터만 달라진채 출시되며서 유저들의 피로감도 상당해졌다. 설치후 1시간 정도 플레이후 삭제한다는 말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업계에서는 극소수의 유저들을 제외하고는 최근 3040세대의 소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30대와 40대의 모바일 게임 총 이용비용은 전년대비 각각 26.6%, 28.5% 감소했다.

반면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는 어느정도의 과금요소를 가지곤있지만, 실력을 기반으로 한 경쟁 콘텐츠로 10대에서 20대까지 이른바 Z세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있다.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가 구글플레이스토어보다 비교적 젊은 사용자가 많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시장에서의 주 소비층이 3040세대에서 Z세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Z세대 유저들은 게임플레이와 결제 이외에도 SNS를 통한 콘텐츠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가 다양해진 것이 모바일 게임 트랜드 변화에 영향을 줬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사양이 높아지면서 MMORPG가 급부상할 때에는 게임 이외의 콘텐츠가 많지 않았다. 이에 많은 유저들은 자동전투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을 켜둔 채 캐릭터를 육성해 왔다.

반면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유튜브, 넷플릭스 등과 같은 영상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시간의 플레이를 요구하는 MMORPG보다 한 게임당 1분~3분 정도의 짧은 플레이가 특징인 캐주얼 게임들이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게임 소비 트랜드 변화가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의 흥행으로 표출됐으며 시작점이라고 본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국내 게임업계가 MMORPG에 주력하는 동안 수년간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중국업체들의 경우 이미 다양한 장르를 출시해왔다는 점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흥행을 단순 돌풍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트랜드 변화를 심도있게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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