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 이승용 기자
금융부 이승용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국내 온라인 브로커리지 1위 키움증권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개인고객 주식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하지만 올해 벌써 여섯 번이나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타 증권사들도 수차례 전산장애가 발생했지만 키움증권이 뭇매를 맞는 이유는 미흡한 대처로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기 때문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37.6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키움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서 WTI 선물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여서 키움증권의 HTS는 마이너스 호가를 인식하지 못해 관련 선물 종목의 거래가 먹통이 됐다.

문제는 이날 5월물 WTI가 배럴당 -37.63 달러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롤오버(만기연장)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캐시콜(강제청산) 당하며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똑같이 전산장애가 발생했으나 사전 포지션 청산으로 투자자 피해가 없는 증권사도 있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등의 경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의 투자자에게 만기일 등을 사전에 고지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 유가에 따른 거래 중단은 타 증권사에서도 발생했는데 유독 키움증권 투자자의 피해가 컸던 것 같다”며 “지속적인 전산장애가 반복되고 있는데 전산장애 대응 위험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키움증권에서 다섯 차례의 전산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고객들은 고객센터에 해당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거의 대부분 연결이 되지 않은 채 사측의 전화상담 업무가 마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게시판 글을 살펴보면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는데 1시간동안 연결이 안 된다”, “손해배상 요구한다”, “이게 벌써 몇 번째냐” 등의 항의 글이 올라와 있다.

키움증권은 앞서 발생한 여섯 차례의 전산장애를 시스템 개선의 기회로 삼아 온라인 브로커리지 1위의 명성에 걸맞게 시스템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기존 고객들이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증권사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뢰를 잃은 회사에 고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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