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주 연초 대비 반토막, 경영진 책임경영 의지 표명

보험사 CEO들이 연이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왼쪽부터)<사진=각사>
보험사 CEO들이 연이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왼쪽부터)<사진=각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사상 최저 0%대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보험주가 급락하면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급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영묵 사장은 19일 4천주, 20일 2천주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6천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유호석 부사장(CFO)도 19일 3천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전 사장과 같은 날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 역시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강성수 대표는 이달 17~24일 총 14회로 나눠 자사주 7만2천주를 매수했다.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주총을 통해 선임된 경영진들이 첫 행보로 자사주를 매입을 통한 책임경영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책임경영을 통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고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CEO뿐만 아니라 기존 CEO들 역시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올 들어 처음으로 이달 17일 자사주 3만주를 매수했다.

지난달에는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이 7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797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 증시 불안과 사상최저로 떨어진 기준금리로 인해 보험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11개 보험주로 구성된 KRX 보험지수는 올해 1월 2일 1천230.38에서 전일 종가 기준 717.02로 41.72% 급감했다.

삼성생명의 주가는 지난 19일 상장 10년 만에 역대 최저 주가인 3만1천900원으로 떨어졌다. 연초(7만3천100원)에 비해 56.3% 감소하면서 반토막이 났다.

한화생명의 주가 역시 24일 종가 기준 982원으로 떨어지며 '동전주' 신세가 됐다. 23일에는 895원에 마감하며 역대 처음으로 800원대를 기록했다.

한화손보와 삼성화재의 주가도 하락했다. 올 초 2천795원으로 시작한 한화손보의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1천215원에 머물렀다. 삼성화재의 주가도 올 초 23만8천500에서 24일 종가 기준 14만5천원으로 떨어졌다.

업계는 보험주가 당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조원가량 감소한 5조3천367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보험 영업이 수월치 못하고 제로금리로 인해 투자 수익률도 하락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다만 이번 경우는 보험사 경영영업 환경이 워낙 좋지 않아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정도의 효과만 봐도 성공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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