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제약·바이오업계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20일 대다수의 중견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이 주총을 개최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등 20여 곳이 주총을 열고 안건을 처리했다. 대부분 사측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돼 이변은 없었다. 올해 주총의 특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방역 강화였다. 이로 인해 전에 볼 수 없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열감지카메라 설치부터 마스크 의무착용, 문진표 작성에 주총 장소를 본사에서 호텔로 옮긴 제약사도 나왔다. [편집자주]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가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가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대부분 안건 원안대로 통과…이변 없어
열감지카메라 설치·마스크 착용 대다수
문진표 작성하고 전자투표제 도입하기도

20일 주총을 개최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 대웅제약, 국제약품 등 20여곳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인천 연수구 송도동 글로벌캠퍼스에서 제9기 주총을 개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총에 앞서 전날과 당일 행사장에 대한 방역을 시행하고 전 참석자를 대상으로 사전 온도측정, 문진표 작성을 의무화한 후 마스크를 착용한 주주만 참석하도록 했다”며 “주총장 내 좌석 수를 줄여 좌석 간 거리를 확보했고 만일에 대비해 부속 의원 간호사도 행사장 내에 상주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재무제표와 김태한 사장과 존림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김유니스경희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등의 주총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한미약품도 같은 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에서 제10기 정기주총을 열었다.

앞서 한미약품은 이번 주총에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으며 열화상카메라 설치, 전자체온계를 통한 발열 체크, 손소독제 사용,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마스크 미착용 주주들에게 회사가 준비한 마스크를 지급했고 마스크를 벗고 발언할 수밖에 없는 의장석 앞에는 별도의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해 비말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차단했다”며 “이와 함께 현장에서 1.5m가량의 간격을 두고 착석하도록 유도하는 등 감염병 관리 지침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미약품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1조1천136억원, 영업이익 1천39억원, 당기순이익 639억원 달성과 2천98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 투자 등 주요 경영실적을 보고했다. 임기가 만료된 권세창·임종훈 사내이사와 서동철 사외이사, 서동철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에 대한 주주 동의를 받았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에서 열린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에서 열린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대웅과 대웅제약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별관에서 제18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대웅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1조3천657억원, 영업이익 1천75억원, 대웅제약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52억원, 영업이익 314억원, 당기순이익 202억원 등의 주요 경영실적을 보고했다.

이와 함께 엑셀러레이터 활동 등 신규 사업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과 전우방 감사의 신규 선임, 이충우 감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의결했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2018년 석천나눔재단과 함께 5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 ‘건강한삶기술창업벤처PEF’를 조성하고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와 함께 헬스케업 스타트업 대상 투자·멘토링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국제약품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본사 대회의실에서 주총을 열고 지속성장을 다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기 만료된 안석환 이사를 재선임하는 한편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윤리경영을 위해 최필성 공인회계사와 전정수 전정수세무회계사무소 대표, 이가원 주승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고 감사위원회 위원도 겸직하도록 했다.

국제약품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비해 건물 입구에서 주주들에게 손 소독과 발열 검사,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다”며 “주총 전후로 건물을 대대적으로 소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종근당과 일동홀딩스는 각각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를 신규선임, 일동제약은 대표이사를 재선임했다.

종근당은 주총·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에 황상연 전 엠디뮨 최고재무책임자를 선임했다고 20일 밝혔다.

황상연 대표는 서울대학교 화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후 1995년 LG화학 바이오텍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이후 2000년부터 증권사에서 제약·바이오산업과 화학산업 전문 애널리스트로 활약했으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 주식운용본부장을 거친 투자 전문가다.

일동홀딩스·일동제약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일동홀딩스 본사에서 주총을 개최했다.

먼저 개회된 일동제약 주총에서는 윤웅섭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사업목적에 연구개발·연구개발 용역업을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 건도 원안대로 승인됐다.

일동홀딩스 주총에서는 유화진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됐다.

유화진 이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시 여성보호센터에서 의사로 재직했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코미팜과 신풍제약, 테라젠이텍스는 주총 장소를 본사에서 각각 인근의 연수원과 호텔로 변경했다. 또 GC녹십자는 셔틀버스를 폐지했으며 대원제약은 문진표 작성,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사장에 부속 의원 간호사를 상주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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