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납 지수, 첫 공개한 2018년 2분기 대비 생보 2%p·손보 0.7%p 상승 그쳐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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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에 보험사 부담 가중,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지부진'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금융당국이 소비자 편의를 위해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를 독려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의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카드납부 비율을 늘리면 카드 수수료로 인해 보험사의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10일 생보·손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보험료 카드결제 비율은 손해보험사 27.1%,생명보험사는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신용카드 납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높을수록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낸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각 보험협회 공시를 통해 보험사별 카드 납 지수를 공개하며 카드 납부를 독려하고 있지만 수치 공개 후 지난해 4분기까지 손보사는 2%포인트(p), 생보사는 0.7%p 상승하는데 그치고 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생보사의 보장성보험(8.8%)과 변액보험(0.8%) 카드 납 지수는 2018년 2분기에 비해 각각 0.4%p, 0.1%p 상승하는데 그쳤고 저축성보험(0.8%)의 경우 오히려 같은 기간 0.1%p 하락하는 등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푸르덴셜생명, 오렌지라이프, IBK연금 등 6개 생명보험사는 아예 신용카드 납부를 받지 않았다.

손보사는 생보사에 비해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가 높았다. 특히 자동차보험 카드납 지수는 76.8%에 달했다. 2018년 2분기 기준 77.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기간이 1년으로 짧은데다 다이렉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이 높아 카드결제 비율이 높다. 장기보장성보험(12.1%)과 장기저축성보험(5.2%)은 2018년 2분기에 비해 각각 2.6%p, 0.6%p 상승했다.

보험업계가 카드납에 소극적인 것은 카드수수료 때문이다. 생보사가 손보사에 비해 카드납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생명보험의 상품 특성상 장기적인 품목이 더 많은 만큼 매월 내야하는 수수료 부담이 더 큰 탓이다.

당국은 지난 2017년 보험료 카드납 확대를 추진했으나 보험업계의 거부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보험사의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는 현행법상 강제화돼 있지 않고 결제 허용 어부 역시 보험사가 가맹점 계약 등의 체결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맡겨져 있다. 보험사와 카드사의 수수료 합의도 현재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어 개선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을 카드로 받으면 신용카드사와 소비자에게 수수료와 이자를 이중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수수료를 현재와 같이 유지하며 카드 납부만 확대하면 보험사의 손해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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