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 산업1팀장.
김영 산업1팀장.

[현대경제신문] 글로벌 조선업계 판도 변화가 예고됐다.

시작은 한국이었다. 지난 3월 수주잔고 기준 세계 1·2위 업체인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을 결정했다.

10여 년 넘게 이어져 온 대우조선해양 새 주인 찾기의 최종 종착지가 동종업계 라이벌인 현대중공업그룹이란 점에서 한국은 물론 글로벌 조선업계가 깜짝 놀란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8개월이 흐른 지난 11월 하순 중국에선 중국 1·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과 중국선박중공의 합병 소식이 들려왔다. 국영조선사였던 양사의 통합을 통해 지난해 수주잔고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을 뛰어 넘는 세계 최대 규모 조선사가 탄생했다.

이달 초 일본에서도 일본 1·2위인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 합작사 설립 계획이 발표됐다. 양사는 공동으로 자본을 출자, 상선 영업과 선박 설계를 담당하는 회사를 설립키로 했으며 업계에선 사실상의 통합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조선 강국인 한중일 3국에서 잇따라 초대형 조선사 등장이 예고되며, 내년도 업계 판도 역시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가격경쟁이 펼쳐질 경우 누구의 우위도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렇기에 또다시 국내 조선업계 기술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일본이 장악했던 세계 조선업 패권은 2000년대 들어 한국으로 넘어왔고 이후 자국 발주 물량을 독식한 중국이 잠시 세계 1위에 올랐으나, 다시금 우리나라가 글로벌 수위 자리를 되찾아 왔다.

노동집약적 산업이란 특성상 숙련공의 수와 함께 축적된 설계 노하우 등이 기술력으로 표출,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다.

내년부터 강화 적용되는 환경규제에 따라 LNG선 발주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것 관련,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시장 우위를 보이는 것 또한 LNG선 분야에서 기술 초(超)격차 때문이다.

한중일 조선업계 합종연횡은 시대변화를 의미함과 동시에 무엇도 장담키 어려운 불확실성의 상승을 나타낸다. 우리 조선사들이 거센 풍랑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강국 명성을 앞으로도 오래토록 이어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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