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안방보험계 주요인사 이탈 늘어
KDB생명,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에 박차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등 잠재매물로 거론되던 생명보험사들의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안방보험계 인사들의 이탈이 늘어나면서 대주주 교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KDB생명은 최근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갖추고 있는 모양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 내 안방보험계 인사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임기를 1년 9개월이나 남겨둔 야오따펑(Yao, Da Feng)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은 지난 24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동양생명의 등기임원직을 유지해온 야오따펑 의장은 안방보험 실세 중 한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해 8월에는 짱커 동양생명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이, 6월에는 로이 구오 ABL생명 CFO 부사장이 각각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계는 안방보험계 핵심 인물들의 이탈이 가속화되자 안방보험의 대주주 변경 시기도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안방그룹 회장이 경제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되면서 지난해 2월부터 중국 금융당국의 위탁경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위탁경영이 끝나기 전 대주주가 교체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안방보험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또 다른 매물로 거론되는 KDB생명의 매각도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KDB생명은 세 차례나 매물로 나왔으나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무산돼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연말까지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정재욱 KDB생명 사장 역시 지난해 2020년 상반기 코스닥시장 기업공개 성사 후 매각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DB생명은 지난 21일 99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하는 등 자본확충에 적극 나서며 매각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의 매물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DB생명은 2020년까지 차환발행을 제외하고 자체적으로 5천억원의 보완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7년 말 108.4%에 불과했던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 3월 기준 212.8%까지 올라간 상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보험사들의 매각설이 점점 현실화되는 모습”이라며 “실제로 매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재무건전성과 인수 가격 등이 관건 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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