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산업부 기자
박수민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박수민 기자] 최근 식품업계에 떠오르는 대박 컨셉은‘뉴트로(New+Retro, 새로운 복고)’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층에게는 신선함을 부여하는 뉴트로는 흥행에 보증 수표가 되고 있다.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고 장수 식품에 새로운 패키지를 입히면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신제품에 비해 개발 비용과 노력도 훨씬 절감된다.

이에 식품업체들은 너도나도 뉴트로 트렌드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 농심의 ‘해피라면’과 ‘도토리비빔면’ 등 과거 단종됐던 제품들이 새로운 패키지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오랜 세월 일상 속에서 친숙함으로 자리 잡았던 제품들도 변신을 꾀했다. 대표적인 예가 팔도비빔면이다.

지난 2월 팔도는 대표 제품 팔도비빔면에 뉴트로풍 패키지를 적용한 ‘괄도네넴띤’을 한정 출시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팔도비빔면이 괄도네넴띤으로 불린다는 점에서 착안, 이를 제품 이름에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효과는 '상상초월'이다. 괄도네넴띤은 출시 한 달만에 준비된 물량 500만 개가 완판됐다. 원조 제품인 팔도비빔면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비빔면 성수기가 아님에도 지난달에는 월별 판매량이 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기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신선함’이다. 야심차게 선보인 신제품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옛 것’이 해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몇년간 출시된 신제품에서는 새로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 가지 맛이 인기를 끌면 곧 유사한 제품이 쏟아졌다. 반짝 인기는 얻어도 식상해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허니맛부터 불닭맛, 마라맛, 흑당맛까지. 비슷비슷한 신제품보다야 뚜렷한 차별점이 있는 장수식품이 새로운 것은 어찌보면 이상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트렌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식상하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시간 문제가 아닐까.

새로운 제품에 대한 도전 없이 '뻔'함이 아닌 지금까지 없던 진짜 ‘신선함’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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