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배출 최소화 위해 2021년까지 1조700억 원 투자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은 지난 3월 초, 경북지역에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자 포스코에선 이튿날 오전 6시부터 밤 9시까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저감 대응 조치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포항제철소에선 질소 함량이 낮은 무연탄을 써서 소결로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였다. 소결로는 철광석을 용광로에 넣기 전 열을 가해 일정한 크기의 광물을 만드는 설비로 무연탄이 원료로 쓰인다. 공장에선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와 원료 야드 주변에 쌓인 각종 분진을 씻어냈다. 평소보다 횟수를 늘리는 한편, 공장 밖의 도로까지 살수차를 동원해 주변 환경 개선에 앞장섰다. 포항제철소 임직원들도 차량 2부제 시행에 자율적으로 동참해 미세먼지 저감에 힘을 보탰다.

포스코가 미세먼지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포스코는 2021년까지 1조700억 원 투자해 2022년까지 배출량을 35% 감축할 계획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미세먼지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포스코는 2021년까지 1조700억 원 투자해 2022년까지 배출량을 35% 감축할 계획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 2차 미세먼지 주요원인 질소산화물 등 저감 주력

최근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큰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8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2월 1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으로 지방자치단체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수준일 경우 이를 저감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갖게 됐다. 민간 사업장과 공사장은 비상저감조치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공장, 건설현장, 자동차 등에서 고체 상태로 직접 배출되는 ‘1차 미세먼지’, 가스 상태로 배출돼 대기 중에서 화학 반응으로 인해 생긴 ‘2차 미세먼지’로 나뉜다. 2017년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 따르면, 국내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 중 2차 미세먼지가 72%를 차지했다.

포스코 역시 이러한 국가적 상황에 힘을 합치고자 미세먼지 배출 저감에 팔을 걷어붙였다. 포스코는 미세먼지 특별법 발표에 앞서 지난 1월 25일 환경부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MOU)’을, 2월 25일 경북도-대구시와 ‘미세먼지 저감 공동대응 협약’을 차례로 맺었다. 특히 포스코가 주력하는 것은 2차 미세먼지 생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 저감이다.

 
 

2021년까지 환경관리에 1조700억원 선제적 투자 진행

미세먼지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스코는 2021년까지 1조700억 원을 투자한다.

우선 질소산화물 배출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선택적 촉매환원(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설비 확대 및 신설에 집중한다. SCR은 연소공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 전에 질소(N2)와 산소(O2) 등 유해하지 않은 물질로 전환시키는 환경설비다. 약 65~85%의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2020년까지 소결로 3기에 2천억 원, 2021년까지 부생가스 발전시설 15기에 1천300억 원을 투입해 SCR 등을 추가 설치함으로써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을 더욱 향상시킬 예정이다.

또한 노후한 부생가스 발전시설 6기는 2021년까지 폐쇄하고, 3천500억 원을 투입해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발전시설로 대체함으로써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한다. 현재 이를 대비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 연말께 착공할 계획이다.

철강 생산 시 발생하는 비산먼지 저감 투자도 이뤄진다. 현재 먼지가 흩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밀폐식 구조물인 사일로(Silo)를 포함해 179만 톤 규모의 33개 옥내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3천억 원을 투자해 40만 톤 규모의 사일로 8기 등 옥내저장시설 10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슬래그 냉각장 신설, 환경집진기 증설 등에도 9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여과집진기의 필터 구조를 개선하고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는 등 환경시설 효율 향상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포스코는 2022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약 3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광양 미세먼지, 전국 평균보다 훨씬 적어…실시간 대기질 관리 효과

그동안 포스코는 매년 설비투자 전체 예산의 10%를 환경개선에 투자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제철소 인근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전국 평균보다 낮다.

연간 조강생산량이 2010년 3천370만 톤에서 2017년 3천721만 톤으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2017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제철소가 위치한 포항, 광양 지역의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각각 39㎍/㎥, 37㎍/㎥이었다. 이는 전국 96개 시·군 평균(45㎍/㎥)보다 낮은 수치다.

포스코는 제철소 부지 경계와 인근지역에 설치된 대기질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인근지역 대기환경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기상 여건에 따른 대기환경 영향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환경감시 시스템’을 통해 제철소의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개선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환경설비 성능 개선, 공정 혁신기술 개발 등 미세먼지 배출 저감에 앞장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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