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상품개발, 정밀 대출심사로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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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은행권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대출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타개책으로 빅데이터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종업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정밀한 대출 심사를 진행,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기가 둔화되면서 최근 은행 대출 연체율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한 달 전보다 0.02%포인트, 1년 전 보다 0.11%포인트 높아진 0.60%로 집계됐다.

특히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과 주52시간 도입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 업황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보유한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전년 말(0.20%)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평균 0.24%를 기록했다.

대출 연체율 개선을 위해 은행권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카드는 ‘빅데이터’다.

개인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한 인적 심사 위주에서 벗어나 비금융을 포한한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 더욱 정교화된 신용평가모형을 만들고 부실징후 감지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국내 은행권 최초로 기업의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점수화해 기업여신을 심사하는 기업 CSS(Credit assessment Scoring System)를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구축한 산업진단 및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업황 변동 및 전망을 반영했으며 과거 수년 간의 부실 사례를 분석해 다차원적으로 부실을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 기반의 부실진단모형을 적용, 부실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데이터 기반의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와 손을 잡았다.

지난 5일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금융 환경 조성 업무협약’을 맺은 우리은행과 뱅크샐러드는 두 회사의 빅데이터 인프라와 기술력을 활용해 금융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공동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SC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출심사 프로그램 시범 가동을 시작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를 핀테크 회사에 위탁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시범 가동해보는 ‘지정대리인’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테스트 서비스로 지정된 5건 중에는 SC은행과 비바리퍼블리카, IBK기업은행과 팝펀딩이 합작한 온라인 플랫폼이 포함됐다.

SC은행은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 앱에서 고객이 소액대출을 신청하면 토스가 보유한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반의 실시간 대출을 심시하고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팝펀딩과 e-커머스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현재 판매 중인 재고 자산과 장래매출채권을 활용한 담보 대출 심사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폭넓고 방대한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과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으로 연체 리스크를 줄임은 물론 그동안 인적 심사에서 찾아낼 수 없었던 개개인의 금융거래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고객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관련 법규가 정확히 정비되진 않았지만 당국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및 혁신금융서비스 테스트 사업 지정대리인 제도를 시작으로 허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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