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렬 금융부 기자.
김경렬 금융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김경렬 기자] 국내 유일 종금라이센스를 가진 메리츠종금증권이 IB(투자은행) 중심 비상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은 당기순이익 4천33억원을 달성했다. 2017년 대비 22.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 또한 각각 5천323억원, 5천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 26.3% 늘었다. 사상 최대 실적 갱신에 해당한다.

이 같은 성장세에 기대 투자업계에서도 자기자본 기준 업계 6위(3조3천억원)인 메리츠종금증권의 5위권 진입 가능성이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수익성 개선과 별개로 이 회사의 자본 건전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메리츠종금증권 NCR(영업용순자본비율)은 792.3%를 보였다. 당국 권고치인 500%는 상회하나 전년 말과 비교하면 399.4%포인트 하락했다. 자본 규모가 비슷한 하나금융투자가 같은 기간 1060.4%를 기록, 268.7%포인트 증가한 모습과도 대비된다.

우발채무 역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메리츠종금증권 우발채무 규모는 6조859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3천480억원 늘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 역시 188.4%를 기록, 업계 평균치인 63.4%보다 3배가량 높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현지 기업도 만기 회수에 나선 중국 하이난(HNA)그룹 채무를 만기 연장하고 추가 대출까지 시행했는데, 업계에선 쉽게 이해되지 않는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이처럼 자산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음에도 사내 리스크 관리 역량은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이다. 2011년부터 이 회사 리스크 업무를 전담해 온 길기모 전 전무가 최희문 대표와 갈등설 속 지난 1월 해고된 것이 대표적이다.

내년 4월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종금 라이센스가 만료된다. 채권시장에서 쏠쏠한 수익을 거둬왔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일반 증권사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나타난 메리츠종금증권의 다소 무모한 투자 강행에 대해 업계에선 종금 라이센스 만료 때문은 아닌지 의심 중이다. 종금 면허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해가 올해다 보니 리스크 부담 증가에도 불구 일단 투자를 진행하고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과한 것은 안한 것 보다 못하다. 이제라도 메리츠종금증권이 리스크를 재점검, 면허 만료 후 찾아올지도 모를 중과부적 상황을 피해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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