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갑 산업부 기자
진명갑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16일 황창규 KT 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KT 화재사건 현안보고’에 참석했다.

아현지사 화재 발생 두 달 만에 만들어진 자리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위원들은 황 회장에게 자영업자 보상 문제, 아현지사 통신시설 관리등급 미 상향 문제에 대한 질의를 쏟아 냈다.

작년 11월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통신대란’ 문제와 70대 노인은 119 신고가 지체돼 사망에 이른 만큼 황 회장은 어느 누구보다 열과 성을 다해 성실하게 질의에 답했어야 했다.

하지만 황 회장 본인의 의도가 어떻든 많은 국민들은 이 날 황 회장의 태도에 불성실함을 느꼈다.

자영업자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연매출 5억원 이하라는 알 수 없는 기준을 제시했다. 연매출 5억이 넘는 자영업자가 많지 않은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가해자가 배상에 대한 기준을 먼저 제시하는 부분은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았다.

또 보상금 문제에 대해 ‘위로금’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과방위 위원들은 KT화재로 카드결제 불가 등이 원인이었던 만큼 ‘위로금’이 아닌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현지사 통신시설 관리등급 고의 축소 의혹에 대해서도 황 회장은 “C등급 상향 준비 중 불행히도 화재가 일어났다”, “상향 준비 중이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황 회장의 말대로 등급 상향 준비 중이었으며, 어쩔 수 없이 등급상향을 못했더라도 최소한 통신대란 사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어야 했다.

아현지사의 화재는 오전 11시에 발생했고, 오후 4시가 돼서야 이동기지국이 통신망 복구를 시도했다. KT가 밝힌 이동기지국은 수도권에 30대 배치, 상황 발생 시 1시간 내 출동이 원칙이다.

KT의 최근 사회적 이슈는 아현지사 화재만이 아니다.

검찰은 16일 황 회장 등 임직원이 지난 2014년부터 4년동안 국회의원 94명에게 4억3천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넴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김성태 의원 딸 특혜채용에 대한 압수 수색이 진행됐다.

최근 많은 이슈들이 KT에 산적했지만 정작 황 회장은 스위스로 출국할 예정이다.

다보스 포럼 참석이 이유다. 황 회장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과 연설뿐 아니라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에 한국 기업인 최초로 초청 받았다.

이철희 의원은 KT 화재사건 현안보고에서 황 회장에게 “지금 다보스 포럼 갈 때인가요?”, “외국가실 염치가 있으세요?”라고 일갈했다.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하는 다보스 포럼과 IBC 초정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이미 ‘최초’라는 영광은 충분히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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