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조6천억원 규모 공급 목표…“설립 취지 살릴 것”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부터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출범 후 1년 동안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말 인터넷은행법 통과로 자본 확충 여력이 생긴 두 인터넷은행은 올해 총 1조6천억원 규모의 중금리대출 공급을 목표로 세웠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정부로부터 그동안 중금리대출 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중심 대출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지난해 8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등급 4~7등급 등 중금리대출이 전체 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액 대비 15.8%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은행 수장들은 중저신용자들의 경우 대출 한도가 낮아 대출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당연히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대출자의 80%가 기존 은행에서 이미 대출을 받은 고객이었다는 점, 민간 중금리대출 상품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를 포용적 금융과 금융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상품 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카카오뱅크는 CSS 고도화를 통해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줄여 중금리 대출 확대 기반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편의성 및 고객 위주 상품 설계를 바탕으로 고객, 계좌수 확대에 주력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대출 보유 계좌수 76만,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 계좌 26만개를 보유하게 됐다”며 “CSS 고도화를 위한 필수 조건인 적정 규모 이상의 데이터를 출범 1년만에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주사 및 제휴사를 통해 유통 데이터 비식별화 분석 프로젝트와 카카오뱅크 금융거래,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 CSS 개발을 진행중이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민간 중금리대출 상품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먼저 기존 중금리대출 상품인 SGI보증부 신용대출을 ‘사잇돌 대출’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보증부 상품으로 리뉴얼한 후 민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추가로 출시해 누적 공급액을 2018년 기준 1조2천억원에서 올해 2조2천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케이뱅크 역시 올해 기존상품 리뉴얼과 사잇돌대출 추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금융권 대출기관과 연계영업을 통해 은행 추가 대출 한도 부족 고객의 2금융권 전이를 방지하고 2금융권 이용 고객 중 상환능력 보유고객을 1금융권으로 대환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케이뱅크의 전략은 원활한 자본금 확충을 전제 조건으로 하며,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 지분을 34%까지 허용하는 인터넷은행특례법 시행을 기점으로 추가 증자를 실시한 후 올해 6천억원 이상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할 예정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 건전성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CSS 구축을 위한 데이터 축적을 이유로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지원에 발맞춘 사잇돌대출 확대는 물론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민간 중금리대출 상품 운영을 통해 설립 취지를 확실히 하고 제3인터넷은행 등장 전에 입지를 공고히 해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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