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피싱, 전화 가로채기 등 수법 다양화…피해액 급증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금융권이 첨단 통신 기술과 결합해 점점 지능화·다양화되는 ‘보이스피싱(전화를 이용해 상대방을 속이거나 금융 기관 등을 사칭해 돈을 갈취하는 금융사기)’ 근절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수단은 전화, 문자메시지(SMS) 뿐 아니라 카카오톡 등 메신저, 불법금융사이트·앱, 간편송금 등으로 확대됐다.

신종 수단의 등자오가 함께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8년 1월~10월 중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천3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9%(+1천524억원) 증가했으며 대포통장 발생률도 3만5천155건에서 4만7520건으로 35.2% 상승했다.

피해 대상 역시 40·50대(1천817억원), 20·30대(730억원), 60대(720억원) 등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메신저에서 지인을 사칭해 금전을 편취하는 ‘메신저피싱’과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한 후 감염된 휴대전화로 은행 콜센터에 확인 전화를 걸면 보이스피싱 조직이 전화를 가로채 피해자를 속이는 ‘전화 가로채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보안원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77%가 악성 앱과 함께 등장한 신종 보이스피싱의 공격에 노출된 상태라고 경고했다. 국내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점유율이 올해 1분기 기준 77%라는 점에서다.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보이스피싱 수단별 대응 강화, 대포통장 사전 예방·사후 세재 강화, 보이스피싱 조직 엄정 단속 및 피해구제 절차 정비, 홍보·교육 강화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지난 17일 SK텔레콤과 피해예방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채결했다.

이 업무협약을 통해 SK텔레콤은 음성통화 내용을 통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실시간 탐지해 사용자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금감원은 기술의 고도호를 위해 보이스피싱 사기 데이터를 제공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기존 규칙기반 외에 통계,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로 탑재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을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근절을 위해 FDS 업그레이드하고 사기행위 탐지율 정확화 및 오탐율 최소화 등 선제적인 대응을 한 결과 올해 들어 18억5천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 보안담당자가 인지하지 못한 유형의 금융 사고를 탐지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조합하고 학습) 기반 FDS를 도입한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보이스피싱을 탐지하고 FDS와 연계하는 ‘보이스피싱 통합관제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누구든 돈을 보내라고 하면 확인하는 습관”이라며 “연말연시에는 보이스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려 피해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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