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수단 등장으로 수요 줄고, 낙전수입 기대도 사라져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안소윤 기자>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안소윤 기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한 때 ‘받고 싶은 선물 1위’에 꼽혔던 ‘기프트카드’가 카드사들의 애물단지 사업으로 전락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발급되기 시작한 기프트카드는 카드사들이 당시 유행하던 백화점 상품권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기프트카드는 발급처에서만 사용 가능한 백화점 상품권 등과 달리 일정 금액이 충전돼있으면 신용카드 가맹점 어디서나 사용가능한 무기명 선불카드라는 점에서 등장과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카드결제 보안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진행된 전 가맹점 대상 IC(직접회로)카드 단말기 교체 작업으로 기존의 MS(마그네틱)단말기를 사용하던 기프트카드의 사용이 불편해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IC카드 단말기로도 기프트카드 결제가 가능하긴 하지만 IC칩이 없는 기프트카드를 IC칩을 인식하는 곳에 일부로 꽂아 결제 오류를 발생시킨 후 다시 MS카드 인식기를 이용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MS카드 인식기가 없는 가맹점에서는 이 마저도 힘들다.

기프트카드에 IC칩을 부착해 발급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몇 번 쓰고 버리는 경우가 많은 기프트카드의 발급 단가를 높이긴 어렵다는 이유로 MS카드 형태로의 발급만 고집한다.

이에 따라 고객들의 기프트카드 이용 규모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카드사와 겸영은행 19곳이 발행한 기프트카드 미사용잔액은 26억5천457만원에 이른다. 2016년 12월 기준 미사용잔액은 24억755만원에서 6개월 새 10.3% 늘어났다.

카드사들은 과거 기프트카드 미사용잔액을 별도로 회계처리 하지 않고 ‘낙전수입’으로 여겨왔으나 지난해부터 여신협회 사회공헌재단에 모두 기부되도록 제도가 바뀌어 더 이상 기대 수익이 없다며 사업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는 카드 단말기 교체 작업으로 사용이 불편해진데다 코나카드, 카카오페이 카드 등 IC칩을 탑재한 새로운 선불카드 수단의 등장으로 인해 트렌드에 벗어난 상품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신전문업법 개정으로 낙전수입 조차 사라져 기프트카드의 수익원은 결제 수수료 밖에 없는데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기프트카드의 수익은 사실상 0에 가깝다”며 “마케팅 활동에 활용되는 부분이 많아 발급을 하고는 있지만 발급량은 계속 줄이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우선 실물카드 발급을 줄이고 바코드 및 앱카드 방식으로 사용 가능한 모바일 기프트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쪽으로 사업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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