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사모펀드가입 기회는 물론 자녀교육 코디까지 제공

JTBC 드라마‘스카이(SKY)캐슬’에서 대한민국 상위 0.1%에 속하는 등장인물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은행에서 지원하는 입시 코디네이터와 상담중인 장면.
JTBC 드라마‘스카이(SKY)캐슬’에서 대한민국 상위 0.1%에 속하는 등장인물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은행에서 지원하는 입시 코디네이터와 상담중인 장면.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은행에서 VVIP들에게만 초대장을 보내. 겉으로야 투자설명회지만 사실은 은행 최고의 VVIP들과 베테랑 입시 코디네이터를 극비리에 연결해주는 아주 은밀한 자리지. 내 아이와 딱 맡는 입시 코디네이터만 만나면 합격률 100%”

인기리에 방영중인 JTBC 드라마 ‘스카이(SKY)캐슬’에 나오는 대사다. 이 드라마는 대한민국 상위 0.1% 명문가의 자녀 교육 이면과 그 욕망을 풍자한다.

드라마 초반 은행들이 VVIP 고객 중 입시생 엄마들에게 입시 코디네이터를 연결해주는 장면이 나오면서 실제로 은행들이 VVIP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특별 서비스가 덩달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시중은행들은 PWM(개인자산관리)센터를 통해 차별화된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며 VVIP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정한 VIP 최소 기준은 예치금 3천만원 이상이지만, 금융 자산 1억원 이상 고객부터 30억원 이상 고객까지 VIP등급을 추가로 세분화해 관리하고 있으며 30억원 이상 예치한 고객에겐 확연하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VVIP등급을 부여한다.

PWM센터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가장 일반적인 혜택은 ‘사모펀드’ 가입이다.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널리 판매되는 공모펀드와 달리 비교적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정 판매하는 사모펀드는 대부분 최소 가입액이 수억원 단위를 호가하고 기관 자금 유치에 치중하고 있어 개인이 가입하기 쉽지 않다.

은행들은 VVIP 고객들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사모펀드를 제공하며 시장 상황 변동 시 운용전략 변경 등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변동성을 통제한다.

과세 혜택이 줄어들면서 세금 이슈에 민감해지는 VVIP 고객을 위해 높은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분리과세가 가능한 상품을 마련하기도 한다.

PWM센터 본연의 기능인 PB서비스 외에 다양한 특별대우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된다.

VVIP 고객 본인이나 가족이 사망할 때에는 운구용 리무진 캐딜락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자녀가 결혼할 때에도 고급 리무진 웨딩카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속 상황처럼 자녀 및 손자녀의 유학이나 입시준비 코디부터 가업승계 컨설팅, 맞선 기회까지 주어진다.

다양한 스포츠·문화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스포츠 프로단 소속 선수들이 VVIP들에게 직접 레슨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며 은행별로 후원하는 국가대표 경기 관람 기회와 유명 클래식 및 오페라 공연 등에 초청하기도 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다른 분야에 비해 자산관리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PB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며 “VIP 등급 문턱을 낮춰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수십억원대 자산가인 소수 VVIP들을 관리해 수익을 내는 것이 수익성과 효율성 측면에선 훨씬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VVIP 고객을 쟁탈하기 위한 은행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고 금융생활 외 일상생활까지 특별하게 케어해주는 서비스들을 제공한다”며 “드라마 속 얘기가 마냥 각본만은 아니며 현실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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