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가입만 하고 방치하면 손해 입을 가능성 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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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연금저축신탁 적립금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품 가입 후 방치하는 사례가 많다보니 수익률 자체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자문 역할을 해줄 뿐 아니라 직접 자산을 배분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이목을 끌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연금저축신탁 적립금은 16조8천억원으로 지난 2013년 13조7천억원에서 5년 새 22.62% 증가했다. 정부의 세제혜택 부여 등에 힘입어 적립금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연금저축신탁의 평균 수익률은 2.90%로 예금은행의 적금 수익률(3.10%)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효과를 고려해도 평균 수익률은 3.74%로 저축은행의 적금 수익률(3.66%)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금리 기조 등을 감안할 때 대체 금융상품 대비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연금저축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고객의 무관심 및 상품 관리의 어려움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수익률 유지 및 향상을 위해선 투자 상품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적절한 시기에 매수·매도하는 것이 중요하나, 장기 투자인데다 상품군 또한 다양해 개인별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근 은행권에서는 연금 관리 특화 로보어드바이저를 속속 출시 중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 운용을 해주는 프라이빗뱅커(PB)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인공지는(AI) 프로그램 이다.

최소 가입금액 10만원의 소액 자산관리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출시돼 기존 PB보다 월등히 낮은 수준의 비용으로 자산운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장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연금 분야에서 효용가치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IBK기업은행이 지난 7월 말 출시한 ‘아이-원(i-one) 로보 연금’은 최소 가입금액 10만원으로 가입자의 투자 성향과 판매채널에 따라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신규 펀드 가입뿐만 아니라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연금들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도와주며 3개월마다 한번씩 리밸런싱을 위한 정기진단 알림을 제공한다.

또 현재 보유한 포트폴리오와 추천 포트폴리오의 투자비중 차이가 30% 이상으로 커졌을 때, 위험등급별 상한·하한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에도 리밸런싱을 권장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KEB하나은행이 올해 초 출시한 ‘연금 하이로보’도 인기다.

연금 하이로보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진단, 설계하고 관리해주며 알고리즘에 기반해 약 5개의 펀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며 각포트폴리오의 과거 수익률과 향후 예상 평가금액을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로보어드바이저로 가입한 연금 포트폴리오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에 보유한 전체 연금자산에 대해서도 위험도, 자산분산도, 수익률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제공한다.

아이-원 로보 연금과 마찬가지로 3개월 단위로 리밸런싱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며 최소가입금액은 10만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로봇이 내 돈을 관리해준다는 것은 생소할 수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은행권 은퇴설계센터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개인연금 가입자의 43% 가량이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상품 중에서도 특히 연금의 경우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연간 수수료 차이가 0.5%만 발생해도 전체 누적 수익률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며 “특히 연말정산 시즌을 앞두고 연금저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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