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전쟁 2라운드…‘소액투자’ 서비스에 판이한 방법론

'삼성페이 펀드 서비스'(왼쪽)와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모바일 제공 화면.
'삼성페이 펀드 서비스'(왼쪽)와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모바일 제공 화면.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페이(Pay)시장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한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가 플랫폼 확대 경쟁 2라운드를 시작한다.

두 회사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유입한 대규모 고객을 기반으로 종합금융플랫폼을 지향하며 ‘쉽고 빠른 소액 투자’를 유인하는 투자 서비스를 같은 시기에 본격 도입했다.

서비스 초반 중개 상품으로 삼성페이는 ‘펀드’를, 카카오페이는 ‘P2P(개인간거래)’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누가 확보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자사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올해 9월 기준 국내 가입자수가 1천200만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결재금액은 18조원으로 시장 점유율 1위(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페이시장의 포문을 연 이후 지난해 4월 카카오의 테크핀 전문 자회사로 분사해 새롭게 출범한 ‘카카오페이’는 이달 기준 가입자수 2천500만 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거래액은 5조3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 전년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은 30% 수준으로 업계 2위로 평가받는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는 페이시장에서 각각 어느 정도 점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단순히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쳐선 안 된다는 판단 하에 고객 경제일상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종합생활금융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두 회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분야는 ‘투자 서비스’다. 별도의 앱(APP) 설치 및 예치금 계좌가 등이 필요하고 과정이 복잡한 기존 모바일 투자서비스와 달리 간편결제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공통적으로 내세운다.

삼성페이는 지난 9월 온라인 펀드판매 증권사 ‘펀드온라인코리아’와 손잡고 간단한 비대면 계좌개설 과정만 거치면 공인인증서 없이 삼성페이에서 바로 펀드투자가 가능한 ‘펀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펀드 서비스의 최소 가입금액은 5천원으로, ‘매일 커피 한잔 값으로도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란 카피를 내세운다.

또 오프라인 대비 비용이 저렴하고, 펀드투자가 어려운 고객을 위해 1천875개 펀드의 상세정보와 다른 투자자들의 선호 펀드, 수익률 상위 펀드 등의 투자 정보도 제공한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난 20일 예치금 계좌 없이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계좌를 활용해 바로 투자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를 론칭했다.

카카오페이 투자의 최소 투자금액은 1만원으로 타 업권 투자상품 대비 낮은 편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론칭 기자간담회 당시 “투자 서비스 준비 당시 제휴사가 최소 투자금액으로 10만원을 제시했었으나 ‘누구나 간편하게 손 쉬운 투자’라는 지향점과 달라 1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카카오톡 플랫폼으로 다양한 투자 상품을 둘러보고 예상 세후 수익금을 미리 확인한 뒤 원하는 금액을 투자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사용자들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취우선으로 고려해 중위험·중수익의 투자상품을 제공하고, 추후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상품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P2P업체 피플펀드와 손잡고 P2P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피플펀드와의 제휴 상품에 내부 전문 심사인력을 투입하고 투자상품 선별기준을 세워 설계부터 심층 점검까지 관여하고 상품을 엄선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두 회사의 투자 시장 진출을 통한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이 성공할 지에 대해선 아직 미지수라는게 업계 반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펀드, P2P라는 다른 전략으로 투자 시장에 진출했지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기까지는 예상보다 긴 시일이 걸릴 수 있고 두 개의 플랫폼이 다 성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페이 펀드 서비스는 개시 한 달 여가 지났음에도 방문자수가 2천여명에 그치고 자금 유입 규모도 미미한 수준을 보이는 등 저조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 역시 P2P 관련 연체율, 부실률 이슈로 인해 흥행할 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펀드 혹은 P2P 등 한정된 상품에만 주력하지 말고 간편한 플랫폼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성장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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