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희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한창희 두레정치연구소 대표
민주당이 5자회담을 거부하였다.
오로지 박근혜대통령과 영수회담만 고집하고 있다.

민주당은 무엇인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의 파트너는 새누리당이다. 과거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이던 시절에는 야당의 총재와 여당의 총재가 영수회담을 하는게 논리적으로 맞다. 현재는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도 대표도 아니다. 민주당의 회담제의에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를 함께 만나자고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민주당이 계속해 자충수만 두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차라리 민주당이 새정부 출범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만도 못하다. 그러면 새정부 실정의 반사이익이라도 얻었을 것이다.

박근혜정부 출범과정부터 민주당의 정치행태는 패착에 가까웠다.
민주당이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을 장악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한 것이 첫 번째 실수였다. 박정권이 방송장악을 노린다는 말을 믿는 국민이 거의 없다. 오히려 방송이 정권을 장악하려고 하는 시대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새정부 발목만 잡는다는 비난만 받고 미래창조과학부를 별 소득도 없이 인준해주었다. 오히려 정부조직법을 일찌감치 인준해주고 준비된 대통령이라면서 부패하고 문제투성이인 사람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느냐, 이것이 준비된 대통령이냐고 따졌으면 무척 아팠을 것이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질질 끌면서 지각정부 책임을 오히려 민주당이 떠안는 꼴이 되었다.

국정원 댓글 선거법위반사건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웃음이 나온다.
수십 건이 아니라 수천 건이라도 댓글정도에 표심이 흔들릴 국민이 아니다.
국정원에서 여직원이 댓글을 달은 것도 문제지만 그 것이 마치 당락을 좌우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마치 부정선거로 당선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야당도 문제가 많다.

국정원에서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면 수십 건에 그치겠는가.
박근혜대통령과 좋은 관계도 아닌 이명박 전대통령이 국정원을 시켜 부정선거를 할리도 만무고, 떠나갈 원세훈 국정원장이 관권선거를 주도할 리도 없다. 어느 조직이나 정신 나간 사람이 몇 명은 있게 마련이다. 사적으로 댓글을 달수도 있고, 이를 야당에 고자질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몇 사람 때문에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실 문제가 있으면 보안을 생명처럼 여기는 국정원에서 외부에 고자질하는 풍토가 더 심각한 것이다.

국정원 댓글사건을 침소봉대하여 여야가 국회서 싸우다보니 노무현 전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이 문제시되고, 국정원 대화록 실종사건이 터져 민주당이 손해를 더 보게 되었다. 급기야 서울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촛불집회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어떻게 수습하고 철수할지 궁금하다.

민주당도 이제 좀 수준 높게 정부를 견제해주었으면 한다. 댓글 정도가 관권선거개입이라면 국민들은 오히려 내심으로 국정원이 이제 선거개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대통령과 집권당이 아무리 잘해도 실정은 있게 마련이고 국민들은 변화를 요구한다. 그러면 자연히 정권교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집권당의 실정을 정확히 지적,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기다리면 된다. 국회에서 몸싸움을 하며 저지할 필요도 없다. 잘못된 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집권당이 강력히 요구하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표결로 처리하여 실정의 책임을 다수당인 여당에 떠넘기면 된다.

우리나라도 이미 양당제도가 확립되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정권교체도 해가며 양당정치가 뿌리를 내린 것이다. 양당은 우리나라를 끌고 가는 수레의 양바퀴나 다름없다. 어느 한쪽이 삐꺽거리면 수레가 나갈 수가 없다. 삐꺽거리는 바퀴의 속도만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어느 당이 야당이 되던 야당의 정치수준이 곧바로 우리나라의 정치수준인 것이다.

민주당은 5자회담이면 할 말을 못하는가?
양자회담이 오히려 밀실거래가 있지 않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

민주당이 너무 조급한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조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거에 불복하고 몽니만 부리는 것 같은 이미지가 오히려 내년 지방선거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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