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설비 도입, 맛·품질 향상…‘간편 죽’에서 ‘맛있는 영양 죽’으로 격상

동원F&B 광주공장 신설 라인의 ‘양반죽’ 생산공정. <사진=동원F&B>
동원F&B 광주공장 신설 라인의 ‘양반죽’ 생산공정. <사진=동원F&B>

“내년 5천만개 판매, 1인 1양반죽 시대 열겠다”…프리미엄 죽 강화 계획도 밝혀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동원F&B가 올해 전남 광주공장에 약 3천평 규모의 양반죽 생산라인을 준공하며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31일 동원F&B에 따르면 광주공장은 단순 준공을 넘어 기존 제조공정에 비해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 및 설비가 도입됐다.

자동화설비 증설을 통해 연간 최대 5천만 개가 넘는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제품 품질의 균일도 역시 강화됐다.

가장 큰 변화는 쌀이다. 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되는 쌀을 기존 일반미에서 ‘신동진쌀’이라는 고급 제품으로 바꿨다. 기존 쌀에 비해 쌀알이 커 식감이 좋으며 당도가 높아 맛도 우수하다.

싸래기(깨진쌀)가 죽에 들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선별설비와 투입설비를 개선한 것도 특징이다. 새로 도입된 선별설비에서 1차 작업으로 싸래기가 걸러진다. 2차로 쌀 투입 과정에서 쌀이 깨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설비를 도입해 온전한 쌀알로 풍성한 죽을 맛볼 수 있다.

육수의 질도 향상됐다. 동원의 전공인 참치를 활용한 진액을 통해 풍미를 더욱 살렸다.

커진 쌀알과 함께 들어가는 전복, 야채 등 주요 원료를 보다 식감이 좋은 큼직한 형태로 담아 맛과 영양, 포만감을 더욱 강화했다.

재료를 한 번에 담아 오랜 시간 저으면서 끓여 깊은 맛을 내는 고유의 전통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에 진행한 설비 및 제품 개선은 까다로운 국제 기준에 맞춰 미국 등 해외 판매도 가능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죽’은 맛이 담백하고 먹기 편해 외국인들의 입맛에도 맞을 것으로 기대가 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동원F&B ‘양반죽’ 제품 <사진=동원F&B>
동원F&B ‘양반죽’ 제품 <사진=동원F&B>

건강·영양 고려한 시니어用 프리미엄 죽 강화

동원F&B는 조만간 시장에 없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죽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시니어들을 위한 죽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섭취와 소화가 쉬운 ‘죽’은 최적의 식품이다. 동원F&B는 즉석죽에 건강성과 영양학적 요소를 보다 강화한 시니어 죽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시중 죽 전문점보다 고급재료 함량이 높은 프리미엄 죽을 비롯해, 서양식 죽이라 할 수 있는 스프도 시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동원F&B가 양반죽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HMR(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과 함께 국내 즉석죽 시장도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즉석죽 시장은 지난해 약 40% 커졌으며, 올해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즉석죽이 먹기 편할 뿐만 아니라 소화가 잘되고 칼로리가 적어 현대인들의 건강한 한끼 식사로 좋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원F&B 관계자는 “새롭게 진화한 양반죽은 수차례 실시한 소비자 대상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프랜차이즈 죽 전문점보다 선호도가 높게 조사됐다”며 “죽 전문점에서 바로 만들어주는 죽보다 간편하고 맛있는 즉석죽으로 시장을 선도해 내년 5천만캔 판매로 1인 1양반죽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1992년 국내 최초 출시…2001년 이후 시장점유율 1위

동원F&B는 지난 1992년 국내 최초로 즉석죽 제품인 ‘양반 참치죽’을 출시하며 전통식품인 죽의 대중화에 나섰다.

양반죽은 처음부터 즉석죽을 만들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었다. 참치캔으로 유명한 동원F&B(당시 동원산업)는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들을 개발하던 중 참치와 쌀의 조화에 착안해 참치죽을 국내 최초로 발매하면서 즉석죽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처음 참치죽을 출시했을 때만해도 양반죽은 그저 참치를 활용한 죽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출시 초기 실적도 연간 20억 원대에 머물면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동원F&B는 웰빙 식품으로 즉석죽의 시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고, 웰빙죽의 대표격인 전복죽을 개발해 시중에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고급화 전략과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전복죽은 히트상품이 됐다. 이를 시발점으로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해물죽, 밤단팥죽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양반죽은 업계 선두자리에 올랐다.

또 데워서 먹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즉석죽 제품에 ‘바로 먹어도 맛있는 죽’이라는 콘셉트를 가미해 제품 활용도를 높인 것도 성공의 요인이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죽은 꼭 데워먹어야 한다는 불편한 인식을 개선해줬다.

현재는 간판제품인 전복죽을 비롯해 야채죽, 밤단팥죽 등 19종을 판매하고 있다. 주로 식사대용, 간식용, 병원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지난 2001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즉석죽 시장에서 18년째 1등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동원F&B는 2009년부터 ‘양반죽과 함께하는 아침밥먹기 캠페인’을 시작해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양반죽 무료 체험 이벤트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1등 브랜드 ‘양반죽’, 신선한 재료와 전통적인 죽 조리법이 비결

양반죽은 고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까다로운 기준으로 엄선된 신선한 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들고 있다.

100% 국산 찹쌀만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전통 죽 고유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업계에선 최초로 모든 원료를 함께 넣고 끓이는 조리법을 사용하고 있다. 맛을 내는 부재료 역시 풍부하게 사용해 전복죽의 경우 다른 간편죽 제품들에 비해 전복 함량이 2배가량 높다.

제품별로 참기름, 김 등의 소스를 별첨해 기호에 따라 소스 양을 가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전통 죽 조리법(모든 원료를 함께 넣고 끊이는 조리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데에는 ‘죽 용기’의 차별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타사 죽의 경우 이미 끓인 흰죽을 담아 밀봉하고 다시 한 번 열에 살균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경우 두 번씩 열을 가하게 돼 죽에 들어있는 쌀의 모양이 깨지거나 부서져 맛과 식감이 떨어진다.

동원F&B는 죽 전용 용기와 살균기를 도입해 모든 재료(물, 찹쌀, 부재료 등)를 한번에 넣은 채로 한번만 끓일 수 있게 만들었다. 죽 전용 용기는 한번에 끓여도 재료가 용기 단면에 잘 눌어붙지 않게 만들어졌다. 또 흔들어 주는 살균기를 도입해 죽을 끓이면서 국자로 죽을 저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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