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 반복, 시세조작·분식회계 논란까지

김영 금융팀장
김영 금융팀장

[현대경제신문 김영기자] 국내 증시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아 온 제약·바이오주의 시장 신뢰도가 갈수록 추락하는 모습이다.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실험 진행 및 해외 수출 선(先)계약 소식 등에 주가 급등세를 보이다가도 시세조작에 분식회계 등 악재가 발생, 업종 전반에 걸친 주가 부진이 반복되고 있는 탓이다. 얼마 전에도 모 제약사의 해외 학회지 미(未)투고 논란에 제약·바이오주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앞서 투자업계에선 제약·바이오주에 큰 기대를 걸어왔다. 제조업 중심인 국내 산업 환경이 고부가가치 제약·바이오산업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 확대 등도 이 같은 견해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현재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우려가 큰 상황이다. 불확실한 미래가치만 내세운 출처도 불명확한 뜬소문이 시장에 난무하거나 일부 회사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의한 시세조작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주 전반에 걸친 이 같은 모습에 대해선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성장 가치와 별개로 매분기 실적은 기대 이하 수준에 머물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보니 시세조작과 분식회계 등이 만연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투자자들이 실적보다 소문에 치중한 투자를 하는 것 또한 문제로 꼽힌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을 줄이자는 건 절대 아니다. 투자가 있어야 성공이던 실패든 결과가 나올 것이며, 투자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미래 먹을거리 발굴 및 성장은 기대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제약·바이오업종 전반에 걸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 회복을 위한 노력이 현재로선 우선돼야 할 것이라 본다.

일단 회사 스스로 투명한 정보공개와 이를 위한 외부 감시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투자자들의 경우 지금과는 투자 행태를 보여야 할 것이다. 아무리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게 주식이라고 하나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걸쳐 불신 타파를 위해선 믿기 힘든 소문보다 신뢰할 수 있는 실적을 투자 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에 견줘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은 아직 성장 단계에 불과하다. 산업 성숙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당장의 실적이 투자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도 힘들다. 그렇기에 더더욱 시작이 중요하다고 본다.

부디 향후로는 말도 되지 않을 뜬소문에 업종 전체가 일희일비 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제약·바이오주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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