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 "식약처 자체실험결과는 신빙성 없어"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필립모리스 기자간담회에서 마누엘 피취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과학연구 최고책임자(박사)가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암 발생 비교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필립모리스 기자간담회에서 마누엘 피취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과학연구 최고책임자(박사)가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암 발생 비교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고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보건당국과 담배업체들은 유해성 논란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30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험용 쥐를 이용한 암 발생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식약처의 해명을 촉구하며 유해성 논란에 재차 불을 붙였다.

필립모리스는 18개월 간 실험용 쥐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일반담배 연기, 아이코스 증기, 공기(대조군)에 각각 노출시킨 결과, 일반담배 연기에 노출된 그룹의 폐암종 발병률과 개체 당 종양 개수(다발성)가 공기에만 노출된 그룹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아이코스 증기에 노출된 그룹의 폐암종 발병률 및 다발성은 일반담배 연기에 노출된 그룹보다 현저하게 낮았고 공기에만 노출된 그룹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마누엘 피취 PMI 과학연구 최고책임자는 “담배 연기 없는 제품의 암 발생 감소 가능성을 입증하는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아이코스로 전환하는 것이 일반담배를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6월 식약처가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분석결과 발표에 대한 해명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환경 오염과 관련해 전기자동차가 부각되는 것은 전기차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반 자동차에 비해 오염 정도를 낮췄다는 것”이라며 “담배의 해악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금연이고 이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평균적으로 90% 적게 포함돼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식약처 발표는 첫번째 단계인 유해물질 배출에 대한 분석이었으며 그마저도 자체실험결과에 반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며 “소비자는 더 나은 선택을 할 권리가 있으며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6월 궐련형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포함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궐련형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궐련형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실태 조사에 착수하며 유해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5일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실태 및 금연시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사업’에 대한 입찰 재공고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측은 “담배회사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일반 궐련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광고하고 있고 일반 궐련담배에 비해 냄새와 연기가 덜 하다는 특성 때문에 흡연자의 금연 의도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며 “2017년 하반기 이후 건강보험 금연치료서비스, 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상담전화 이용자 감소가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증가와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흡연을 하지 않던 사무실이나 가정 내에서 가열담배를 사용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어 간접흡연 노출 감소와 담배 사용의 비정상화(denormalization)를 목표로 하는 담배규제정책과 상충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달 3천140만갑이 팔려나가며 출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필두로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이 잇따라 출시되며 12월까지 7천870만갑이 판매됐다. 올 상반기에는 1억5천600만갑이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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